미국의 사모펀드 파인 아일랜드의 홈페이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가 모두 이 회사의 파트너로 소속돼 있는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국무·국방장관 지명자가 모두 미국의 한 사모펀드 소속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모펀드는 국방부 등 정부 계약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해충돌의 우려가 크다는 비판이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데일리비스트 등은 8일(현지시각) 바이든 당선인이 차기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관이 사모펀드인 ‘파인 아일랜드’의 파트너라고 보도했다. 오스틴 전 사령관은 파인 아일랜드의 파트너로 일한지 5개월도 안돼 국방장관으로 지명됐다. 이들 매체는 지난달말 국무장관 지명자인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도 이 사모펀드의 파트너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오스틴과 국방장관을 놓고 경쟁했던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도 파트너 중 한 명으로 이름이 올라 있다. 이들은 이 사모펀드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지명자 /위키피디아

파인 아일랜드는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파트너들의 리더십과 투자, 인맥에 대해 자랑하고 있다고 데일리 비스트는 전했다. 그러면서 “파인 아일랜드의 워싱턴DC 파트너들은 영향력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 팀과 협력으로 분석과 거래 성사, 투자 기업에 대한 조언 등을 한다”고 했다. 사실상 행정부와 정치권 인맥을 이용해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모펀드는 특히 만든 국방, 정부서비스, 항공우주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만들어 2억1800만 달러를 모집했다. SPAC은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만든 명목상 주식회사로, 거래소에 상장해 자금을 마련하고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유망 기업들을 발굴해 증시에 우회 상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파인 아일랜드는 이 과정에서 워싱턴의 거물들이 영향력을 행사해 좋은 사업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선전한 것이다. 이 사모펀드는 존 테인 전 메릴린치 회장, 클라이드 터글 전 코카콜라 부사장 등이 지난 2018년 함께 만들었다.

파인 아일랜드의 대변인은 데일리 비스트에 “(파트너들이) 행정부에서 일하게 되면 파인 아일랜드에 대한 투자에서 손을 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해 지분을 팔 것이라는 얘기다. 블링컨측도 상원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모든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블링컨이나 오스틴이 정확히 어느정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 /AFP 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은 자신과 함께 일했던 측근들을 발탁하다 보니, 차기 행정부의 주요 관리들이 한 회사에서 일한 경우가 자주 나오고 있다. 블링컨 전 부장관과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은 지난 2017년 정치전략 컨설팅업체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를 공동 설립해 운영하기도 했다. 에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도 이 회사에서 함께 일했다. 플러노이가 국방장관에서 낙마한 것은 이 회사에서 방산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자문한 것에 대해 민주당내 좌파들이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스트라우스 군개혁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맨디 스미스버거는 이에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를 사욕을 채우는데 이용해왔다는 비판을 생각하면, 이런 종류의 (바이든 정권의) 이해충돌은 특히 실망스럽다”며 “이런 일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역겹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