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로 음속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했던 시험비행 조종사 척 예거(97)가 7일(현지 시각) 별세했다.
예거의 부인 빅토리아 예거는 트위터를 통해 부고를 전하며 “너무나 슬프게도, 내 인생의 사랑인 척 예거 장군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빅토리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삶을 살아간 미국의 가장 위대한 조종사, 그가 남긴 용기와 모험심, 애국심의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예거는 공군 대위이던 1947년 10월 14일, 미국 우주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된 실험용 로켓 비행기 ‘벨 X-1’을 마하 1.06, 약 시속 1126km의 속도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벨 X-1은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서 B-29 폭격기에 실려 발사된 뒤 상공 4만 3000피트(약 1만 3000m)까지 올라갔다.
이전까지 사람들은 음속 이상으로 비행하면 충격파에 의해 폭파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예거는 이를 불식하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The fastest man alive)’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923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태어난 예거는 1941년 18세 나이로 공군에 입대했다. 처음에는 정비병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1943년 예비 비행장교로 임관한 뒤 영국으로 파병됐다. 2차대전 중 그는 64개의 임무를 수행하고 13대의 독일 비행기를 격추했다.
종전 이후에는 공군의 시험 조종사로 여러 고난도 시험비행에 참가했다. 1975년 준장으로 퇴역했다. 수백 대의 군용기를 비행하며 1만 시간 이상을 하늘 위에서 보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는 생전 “나는 그저 나한테 딱 맞는 놀이기구를 만난 운 좋은 아이였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