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백악관에 중국의 광범위한 위협을 종합적으로 다룰 ‘아시아 차르(tsar)’를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아시아 차르’는 백악관의 국가안보위원회(NSC)에 속하게 된다. FT는 “현재 논의되는 방안은 NSC에서 중국과 인도, 한국·일본·호주 등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각각 담당하는 선임국장 3명을 총괄하는 차르를 두는 것”이라며,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천명한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군사·외교 정책보다도 아시아 상황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씨어터에서, 조 바이든의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인 설리번이 말하고 있다. 현재 검토되는 '아시아 차르'는 그가 이끄는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에 속하게 된다./AP 연합뉴스

FT는 ‘아시아 차르’ 설치 안은 바이든의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인 제이크 설리번이 검토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4년간 미·중 관계가 더욱 복잡하고 긴장됐을 뿐 아니라, 미국의 우방국들이 저돌적인 중국의 점증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고,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 신장 지역의 인권탄압에서부터 홍콩의 민주화 운동 단속에 이르기까지 민감한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검토의 배경에는 또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에 대해 보다 강력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미 의회의 초당적(超黨的) 합의도 작용하고 있다.

FT는 “애초 바이든 안보팀이 ‘중국 차르’와 ‘아시아 차르’ 방안 두 가지를 검토했으나, ‘중국 차르’ 안(案)은 오히려 중국이 대미(對美)압력을 집중할 수 있는 채널이 될 수 있어 무산됐으며, ‘아시아 차르’의 실제적인 신빙성 테스트는 이 자리가 중국을 다루는 데 있어서 아시아 국가들과 서로 협조하는 위치가 될 것이냐, 그저 백악관 내에서 중국의 위상만 올리는 꼴이 될 것이냐 있다”고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미 안보 전문가들은 백악관 내 ‘아시아 차르’의 임명은 아시아 국가들뿐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방 관계 훼손에 좌절했던 유럽의 파트너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그러나 반대로, 더 많은 사람이 의사결정 과정에 서로 참여하려고 하는 관료주의 폐단을 낳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FT는 또 바이든 당선인 NSC에서 중국 담당 고위직에는 전통적인 매파로서 부통령 시절 자신의 국가안보 부(副)보좌관이었던 일라이 래트너를, 아시아 담당에는 켈리 맥사먼 전 국방부·NSC 관리를 아시아 담당 고위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