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뇌물방지 비정부기구가 북한을 전 세계에서 뇌물 상납이 가장 만연한 최악의 부정부패 국가로 지목했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1월30일(현지시각) 국제 뇌물감시 민간 비정부기구인 ‘트레이스 인터내셔널’(Trace International)이 최근 공개한 ’2020년 뇌물 위험지수(Trace Bribery Risk Matrix 2020)’ 보고서에서 북한이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부패가 심한 이 기구의 지수에서 북한은 93점을 받아 전세계 194개국 중 194위를 기록했다. 북한은 191위인 베네수엘라(82점), 192위 남수단(85점), 193위 투르크메니스탄(86점)과 큰 차이로 꼴찌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북한이 86점으로 200개 국가 중 198위로 꼴치를 면했었다.
특히 올해 보고서에서 북한은 ‘정부와의 상호작용’(Interactions with government) 98점, ‘뇌물수수 방지 및 법 집행 단속’(Anti-bribery deterrence and enforcement) 100점, ‘정부 및 민간 업무 투명성’(Governmental and civil service transparency) 73점, ‘민간 감독 능력’(Capacity for civil oversight) 100점 등4가지 항목 모두 최악을 기록했다.
세계에서 뇌물 등 부정부패와 관련해 가장 청정한 국가로는 덴마크(1점)가 차지했고, 2위 노르웨이(5점), 3위 핀란드(7점), 4위 스웨덴(8점), 5위 뉴질랜드(8점) 순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선 싱가포르가 17점으로(15위) 으로 가장 높았고, 대만·홍콩·일본이 19점(19~21위)이었고, 한국이 20점으로 22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한국과 같은 22점이지만 순위는 23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54점으로 126위, 러시아는 54점으로 127위에 올랐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이며 전혀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며 “비정부기구와 국제기구들이 북한에서 고통받는 일반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인도주의 관련 지원 활동을 하기 위해서까지도 북한 정권과 사회지도층에 뇌물을 상납해야 할 정도로 부정부패가 심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엔과 미국의 제재가 현재로서는 대북 투자를 제한하고 있지만, 제재가 설사 해제된다해도 북한의 열악한 사업 관행과 만연한 뇌물 등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상황은 국제사회가 쉽게 대북 투자에 나설 수 없도록 만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