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 당선인이 24일(현지 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퀸 시어터' 극장에서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외교ㆍ안보 진용을 소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4일(현지 시각)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팀을 발표하면서 핵심 요직인 국방부 장관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 내 좌파 세력의 반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3일 민주당 좌파 세력이 바이든이 국방장관으로 지명하고 싶어 하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지명을 막기 위해 압박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좌파 세력은 플러노이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지명자와 공동으로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스’란 전략 컨설팅 회사를 설립한 것을 반대 이유로 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방위산업체와 사모펀드 등에 많은 컨설팅을 해줬다. FP는 블링컨과 플러노이가 공동 창립자이지만, 플러노이에게 이해충돌 우려가 더 큰 것은 국방부와 방산업체의 거래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

실제 이달 초 민주당 내 좌파인 마크 포칸·바버라 리 하원의원은 바이든에게 보낸 편지에서 “방위산업체와 일한 경력이 있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 ‘정부감시프로젝트’의 맨디 스미스버거는 이 매체에 “플러노이의 정책이 현재 또는 과거의 컨설팅 고객들 수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웨스트이그젝은 블링컨과 플러노이뿐 아니라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지명된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도 한때 일했던 회사여서, 바이든의 첫 내각 인선 발표 후 ‘파워하우스(powerhouse·실세 집단)’로 떠오른 곳이다.

그러나 바이든 인수위를 잘 알고 있는 외교 전문가들은 포린폴리시에 “좌파의 압박에도 플러노이의 (국방부 장관) 지명이 무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했다. 게다가 좌파들은 플러노이를 대신할 다른 후보를 추천하지도 않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바이든은 좌파의 불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좌파는 플러노이뿐 아니라 미 행정부 예산을 총괄하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 균형 재정을 옹호하는 바이든의 부통령 시절 비서실장인 브루스 리드가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자 이에도 반대하고 나섰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4일 민주당 젊은 좌파의 기수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 등이 리드의 임명에 반대한다는 청원서를 바이든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민주당 좌파들에겐 돈을 아끼려는 예산국장은 받아들이기 힘든 선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