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77)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러닝메이트 카멀라 해리스(55)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이자 흑인 부통령이 된다. 해리스는 ’50대 흑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고령의 백인 남성인 바이든의 약점을 잘 보완하는 파트너로 여겨진다.
해리스는 1964년 캘리포니아주(州) 오클랜드에서 자메이카계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흑인 민권 운동을 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민권 운동을 접하며 자랐다고 한다. 이후 유서 깊은 흑인 대학인 워싱턴 DC 하워드대를 나와 헤이스팅스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90년부터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 39세 때 샌프란시스코 검사장, 46세에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거치며 지속적으로 ‘유리 천장’(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깨왔다. 법무장관 시절, 열정적인 연설 스타일로 ‘여자 오바마’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4년엔 동갑내기 유대계 백인 변호사 더글러스 엠호프와 결혼했고, 2017년부터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리스는 미 상원에 입성한 두 번째 흑인 여성이다.
연방의회에 발을 들인 지 3년 만인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해리스는 ‘바이든 저격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쟁쟁한 경선 후보들이 포진해 있었지만, TV 토론에서 과거 인종차별주의 성향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협력했던 바이든의 이력을 들추고 흑인으로서의 개인적 경험을 들어 바이든을 공격하기도 했다.
해리스는 지난 8월 “바이든에게 필요한 자격 요건을 모두 갖췄다”(워싱턴포스트)는 평가를 받으며 부통령 후보로 바이든 캠프에 합류했다. 올해 미 전역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인한 갈등 봉합에도 흑인인 해리스가 적임자라는 것이다. 스키니진에 운동화 차림으로 거리 유세에 나서, ‘슬리피 조(졸린 조)’라는 별명을 가진 바이든에겐 부족한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불어넣기도 했다. 그는 최고령 대통령이 되는 바이든의 건강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한 ‘대통령감 부통령’인 데다가, 고령으로 재선 도전이 어려운 바이든을 대신해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해리스는 7일(현지 시각) 바이든의 대선 승리 연설 행사에서 연단에 올라 “오늘 밤, 모든 어린 소녀가 지켜본 건 이 나라가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이라며 “제가 부통령직을 수행하는 첫 여성이지만, 제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