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 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활짝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현지 시각) 제46대 미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뉴욕타임스(NYT) 집계 기준으로 바이든은 이날 선거인단 279명을 확보해 대통령 당선을 위한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까지 214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바이든 당선 확정은 지난 3일 대선 이후 4일 만이다. 미국 대선 결과는 통상 선거 당일 밤이나 이튿날 새벽이면 대부분 결정된다. 이번 대선에선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투표가 대폭 증가하면서 집계에 시간이 걸렸다. 바이든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겼던 미시간·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북부 지역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잡은 뒤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이기면서 승부를 확정지었다.

이번 대선에선 4년 전보다 3000만명 많은 1억6000만명이 투표했고, 투표율도 66.8%로 19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는 물론 미국인의 관심이 그만큼 큰 선거였다.

이번 대선은 사실상 ‘트럼프냐, 반(反)트럼프냐’의 구도로 진행됐다. 트럼프는 집권 내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동맹들과 갈등했다. 올해 코로나 사태에서도 방역보다 경제를 우선시해 미국에서만 986만명이 감염돼 세계 최대를 기록했다. 이 와중에 인종차별 반대 시위까지 벌어져 곳곳에서 충돌과 갈등이 이어졌다. 미국인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그런 트럼프식 분열 정치에 거부권을 행사한 셈이다. 바이든은 이날 현재 7450만표를 얻어 트럼프보다 약 410만표를 더 받았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 시각)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 연설을 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를 세워 보이고 있다. 바이든 옆은 부인 질 바이든. 바이든은 연설에서“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며“미국을 다시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했다. /AP 연합뉴스

바이든의 이날 승리 연설은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이었다. 그는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한 연설에서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미국에서 (상대를) 악마처럼 만들려고 하는 음울한 시대는 지금 여기에서 끝내자”고 했다. 또 ‘미국 우선주의’로 인한 동맹들과 마찰을 겨냥해 “미국을 다시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겠다”며 “미국이 전 세계의 등불”이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날도 “선거가 끝나지 않았다”며 바이든이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며 소송전을 예고했다. 패자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메시지를 내온 미국의 전통을 124년 만에 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