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골프를 치고 백악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연합뉴스

대선 패배로 백악관에서 떠나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줄소송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USA투데이·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7일(현지 시각) “트럼프가 자연인의 삶으로 돌아가면 수많은 소송과 수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가장 먼저 맞닥뜨릴 수사기관의 칼끝은 그가 성추문 입막음용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다. 뉴욕 맨해튼 지검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측이 그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2명의 여성에게 입막음을 위해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의혹을 파헤치면서 트럼프의 금융 및 보험 사기, 탈세 등의 정황을 포착해 함께 수사 중이다. 검찰은 트럼프 측에 납세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트럼프는 대통령 면책특권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트럼프는 변호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5번가에서 누군가를 총으로 쏘더라도 기소에서 면제될 것”이라고도 주장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 가족 기업의 탈세 혐의를 조사 중이다. 트럼프 차남 에릭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이는 등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 밖에 성추문을 제기한 여성들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 그의 조카 메리 트럼프가 제기한 상속 사기 소송,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가 기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에 관계된 수사 등이 트럼프를 기다리고 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를 겨냥한 더 많은 소송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이비드 웨인스타인 전 플로리다 연방검사는 “트럼프가 백악관을 떠나는 순간 (대통령) 면책특권의 망토는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가 앞으로 각종 수사와 소송에 휘말리게 돼 기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실제 처벌을 받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전통이 있는 미국에선 전직 대통령을 기소한 전례가 없다. 야당 도청을 지시한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하야한 닉슨 대통령도 후임 포드 대통령에 의해 사면됐다.

트럼프는 낙선하긴 했지만, 전체 유권자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 관용을 베풀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바이든은 실제 승리 소식 이후 여러 차례 통합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러나 민주당 주류인 진보 세력은 트럼프에 대한 강경한 수사와 처벌을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