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길버트 버지니아대 로스쿨 교수는 5일(현지 시각) 본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선거 사기’ 주장과 관련해 “현재 선거 사기의 근거는 전혀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길버트 교수는 미국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전문가로, 최근 논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공격을 반박해왔다. 그는 인터뷰에서 “미 선거 제도상 조직적 우편투표 사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주장이 근거가 있나.
“이번 선거가 사기라는 주장을 입증할 증거는 현재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다. 오늘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백악관 회견에서 증거를 못 내놓지 않았나. 그는 이미 선거 몇 개월 전부터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근거 없이 말해왔다.”
-트럼프가 이 문제를 대법원에 가져간다는데 가능한 일인가.
“물증이 없으면 하급 법원이건 상급 법원이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그래도 폭증한 우편투표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지 않나.
“미국에서 우편투표는 1860년대 남북전쟁 이래 계속 치러졌지만 이런 논란이 된 적이 없다. 올해 문제는 우편투표가 폭증해 개표가 평소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뿐이다. 어떤 지역은 우편투표를 처음 실시했고, 유권자도 처음 해본 이들이 많아서 작은 실수가 있을 순 있다. 그러나 바보들이 선거를 관장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측은 특정 진영이 투표용지를 빼돌리거나 무자격자가 투표한 것처럼 주장하는데.
“그런 일이 발각되면 중형에 처해진다. 어떤 유권자나 선거 당국자가 그런 식으로 조작할 수 있는 표가 몇 표나 될까? 한 표나 두 표? 그것도 수년간 감옥 갈 위험을 감수하고 말이다. 특정 세력이 선거 결과를 바꿀 목적이라면 수십만~수백만 표는 조작해야 하고, 그러려면 선거 시스템을 해킹했을 것이다.”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1982년 이래 치러진 미국의 모든 선거에서 고의적 우편투표 조작, 즉 다른 사람의 투표지를 빼돌려 기표한다거나 죽은 사람 대신 투표한 경우 등이 2000여 건 보고됐다. 확률로는 0.00004% 정도다.
-미 선거사상 조직적 오류는 없었나.
“완벽한 선거 제도는 없다. 미국도 2000년 대선에서 플로리다 재검표 사태가 있었다. 일부 기술적 오류나, 유권자가 서툴게 표기한 기표 용지를 인정할 것이냐를 두고 당국자들 간 다른 기준을 제시해 생긴 사건이었다. 그러나 미 선거에 ‘사기’는 없다.”
-미 선거 제도의 가장 큰 결함은 무엇인가.
“투표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이 일하는 화요일에 선거를 치르는 데다, 투표소도 턱없이 부족하다. 트럼프 주장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향후 이 논란이 어떻게 정리될까.
“미국인 대다수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고 평화적 정권 이양을 요구할 것이다. 극히 일부만 불복해 폭력 사태를 일으킬 텐데, 대통령이 그걸 선동할까 봐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