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다음 날인 4일(현지 시각)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결과에 대해 발언하려고 마스크를 벗으면서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 시각) “민주당 후보가 아닌 미국 대통령으로 통치할 것”이라며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바이든은 승부처인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하며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선 상태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이날 ‘발전적 재건(Build Back Better)’이란 이름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승복 선언 없이 경합주인 미시간·펜실베이니아·조지아에서 개표 중단 소송을 냈고,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미 정치 역사상 초유의 ‘선거 불복’을 예고한 것이어서 미국 사회가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현지 시각) 델라웨어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표를 마치면 승자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한 것이다. 바이든 후보는 “나는 민주당 후보가 아닌 미국 대통령으로서 통치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미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바이든 후보는 최소 253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4명에 그쳤다.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집계 기준 선거인단 253명을 확보했고, 트럼프는 214명을 확보했다. 미국 대선은 각 주(州) 선거 결과를 토대로 확보한 선거인단 수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간접선거 방식으로 전체 선거인단(538명)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승리한다.

표 차가 적거나 개표가 늦어 NYT가 5일 새벽까지 승자를 결정하지 못한 주는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와 노스캐롤라이나(15명)·조지아(16명)·애리조나(11명)·네바다(6명)·알래스카(3명) 등 6주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 중 애리조나는 바이든이, 알래스카는 트럼프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 굳어지면 바이든 선거인단은 264명, 트럼프는 217명이 된다.

/자료=뉴욕 타임스

결국 바이든은 남은 경합주 4개 가운데 한 곳만 이겨도 대통령이 되지만, 트럼프는 모두 이겨야 하는 것이다. 바이든은 이 중 네바다에서 0.6%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고,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에서 각각 0.4%포인트, 2.6%포인트 차로 트럼프를 따라붙었다. 현재 개표되는 것은 대부분 민주당에 유리한 우편 투표다. 그러자 바이든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표를 마치면 승자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선거 후 미국은) 한 나라로 통합하고 치유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 확정이 늦어지면서 혼란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개표소에 몰려가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소동이 일었다. 공화당 강세였다가 바이든에게 넘어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도 트럼프 지지자 약 200명이 “(선거) 도난을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DC에서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극단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의 엔리케 타리오 단장 등 3명이 칼에 찔리는 사건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