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미 연방정부가 국경장벽 예산 관련 정국 대치로 셧다운(shutdown·일시적 업무 정지)에 돌입한 첫날, 오전 의사당 앞에 통제선이 설치되어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취임하더라도 그의 앞에 펼쳐질 워싱턴 정계의 권력 지형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을 탈환하리라던 예상과 달리, 오히려 공화당은 민주당에 1석만 내주고 2석은 뺏어왔다. 5일 현재 양당이 확보한 의석은 48대 48 동률로, 나머지 4석은 경합 중이지만 공화당 현역들이 수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상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53 대 민주당 47인데, 앞으로 52 대 48로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이는 통상 미국에서 대통령이 새로 뽑힐 땐 상원도 여당에 몰아줘 새 정권에 힘을 실어주던 패턴과는 다른 양상이다. 2008년 오바마 정권, 2016년 트럼프 정권이 탄생할 때 상·하원도 모두 여당이 휩쓸었다. 그런데 올해는 국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만 외과수술 하듯 도려내고, 바이든 정권을 견제할 의회 권력은 보수당에 남겨준 형국이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이 공약한 정책들이 임기 초부터 상원에서 줄줄이 좌초될 수 있다. 민주당이 추진할 코로나 관련 추가 부양안부터 건강보험 확대, 기후변화 관련 친환경 사업, 보육지원 확대와 최저임금 인상, 사회 인프라 확대는 모두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다. 또 새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공직 4000여개 중 1200여 자리가 상원 인준을 받아야 하는데, 초기 내각 구성부터 어려워질 수도 있다.

특히 이번에 7선에 성공한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진보 진영의 ‘주적’ 같은 인물이다. 그는 공화당이 상원을 재탈환한 2014년부터 오바마 정부 말의 모든 정책과 진보 대법관 인준안 등을 모조리 좌초시켰다. 현재 민주당엔 매코넬에 대적할 만한 중량감 있는 인사는 찾기 힘들다.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지역구인 켄터키주에서 기자회견하는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워싱턴포스트(WP)는 4일 “매코넬이 정국 핵심이슈를 두고 바이든 정부와 정국 대치를 유도하다, 최근 자신의 주도로 보수화에 성공한 연방 대법원에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P는 또 “바이든에겐 2년 뒤 2022년 중간선거 때 상원을 바꿀 기회가 있지만, 중간선거는 통상 여당 심판론이 강하다”고 했다.

한편 이번 하원 선거에선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는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예상과 달리 의석 수가 줄어들게 됐다. 현재 민주 232 대 공화 197인데, 전역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약진하며 민주당 의석을 최소 5석 빼앗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