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의 막판 유세에 동참하려다, 코로나 후유증에 따른 기침을 이유로 이를 돌연 취소했다.

멜라니아는 대선을 2주 앞둔 20일 저녁(현지 시각)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유세에 나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스테퍼니 그리셤 대통령 부인 대변인은 “(멜라니아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기침이 계속되는 등 감기 기운이 남아있어, 만일에 대비해 오늘 외유는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멜라니아가 대중 앞에서 기침을 심하게 할 경우 트럼프가 자랑하는 ‘코로나 극복’ 이미지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멜라니아는 22일 테네시주에서 열리는 마지막 TV 토론은 현장 방청할 가능성이 있으나, 많은 대중이 모이는 유세 현장엔 앞으로도 참석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가 현장 유세에 나온 건 2019년 6월 트럼프의 재선 출정식이 마지막이다.

그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과 동시에 코로나에 확진된 뒤 백악관에서 칩거했으며, 14일 “자연 요법으로 치료했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기침·두통·몸살이 한꺼번에 몰려와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통증을 겪었다”면서 남편과 달리 솔직한 ‘투병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아들 배런(14)도 코로나에 걸렸으나 무증상이었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에선 멜라니아의 막판 현장 유세에 큰 기대를 걸었다고 한다. 멜라니아가 트럼프보다 국민 호감도가 높은데다, 특히 트럼프가 고전하는 여성 표심 확보에 부인의 협조가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겼다고 ABC방송 등은 전했다.

20일 발표된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성 유권자 사이에선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보다 6%포인트 더 높은 지지를 얻었지만, 여성 유권자 사이에선 바이든이 2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 트럼프에게 투표했던 교외 지역 백인 여성들이 올해 대거 지지를 철회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