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장에 도착한 멜라니아 트럼프/연합뉴스

미 대선을 3주 앞두고 퍼스트레이디 후보들의 모습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현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50)는 코로나 확진을 계기로 백악관에 머물면서 대중과 접촉을 끊었다. 반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아내 질 바이든(69)은 전국 격전지를 홀로 다니며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멜라니아는 지난 1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동시에 코로나 확진을 받은 뒤 “경미한 증상만 있다”며 “백악관에서 계속 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이후 지금까지 예후가 어떤지, 검사를 다시 받았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멜라니아가 최근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선 것은 지난달 29일 1차 TV토론을 방청하러 나왔을 때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퍼스트레이디가 2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열흘 만에 현장 유세에 나서자 미 누리꾼들은 “멜라니아는 어떻게 된 거냐”고 궁금해하고 있다.

지난 8월 각 당 전당대회 때 나선 멜라니아 트럼프와 질 바이든.

워싱턴포스트는 13일 멜라니아가 그간 대중 앞에 나선 것을 극도로 꺼린 점을 들어 “코로나를 핑계로 내친 김에 대외 일정을 다 접기로 한 것 같다”면서 “코로나 격리를 철저히 지키는 모습으로 남편과 차별화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했다.

AP통신은 “멜라니아가 여러 구설에 오르게 되자 모습을 감추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1일 멜라니아 관련 폭로서 ‘멜라니아와 나’를 출간한 멜라니아의 옛 친구 스테파니 윈스턴-울코프는 지난 6일 멜라니아가 2018년 온갖 감시와 평가를 받아야 하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에 짜증을 내고, 트럼프와 바람을 피운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 대해 “매춘부”라고 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미 법무부는 13일 윈스턴-울코프가 비밀 준수 서약을 지키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멜라니아를 대신해 정부가 나선 것이다.

대선 목전 발간된 멜라니아 옛 절친의 멜라니아 사생활 관련 폭로서가 뉴욕 한 서점에 진열돼있다. 이 책의 저자는 멜라니아가 영부인 역할에 짜증을 내는 녹취록까지 최근 공개했다. /AFP

반면 질 바이든은 적극적으로 선거 유세에 뛰어들고 있다. 촉박한 일정을 아껴 쓰기 위해 남편과 동선을 나눠 ‘나 홀로 유세’까지 벌인다.

질은 조 바이든이 오하이오와 플로리다를 찾은 12~14일, 조지아와 텍사스 등 남부를 구석구석 훑었다. 전통적 공화당 텃밭이지만 트럼프 지지세가 흔들리는 민감한 지역들이다. 굽 낮은 신발에 마스크를 착용한 질은 팔을 번쩍 치켜들고 격정적으로 “이번 아니면 기회가 없다. 텍사스에서 우리가 이길 수도 있다”며 “되도록 조기 현장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질 바이든이 13일 텍사스 휴스턴에서 유세를 갖고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질은 앞서 델라웨어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다가가 이야기하던 남편에게 “거리 두기 지키라”면서 뒤에서 팔을 잡아 끌어당기는 모습으로도 화제가 됐다. “질이 조 바이든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란 말이 나왔다.

질 바이든이 지난 5일 델라웨어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다가가 이야기하는 남편 조 바이든을 뒤에서 잡아 끌어당기는 모습. 미국에서 큰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