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 직접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리고 “곧 돌아올 것”이라고 했지만, 트럼프의 입원 후 백악관은 더욱 혼돈에 빠지고 있다.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발언을 백악관 비서실장이 반박하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정정하는 혼란스러운 모습이 이어진 것이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와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 의료진은 3일 오전 11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시간 동안 열이 없는 상태”라며 “상태가 아주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숨 쉬는 데도 지장이 없고 “(따로) 산소를 공급받지 않는다”고 했다.
의료진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 공급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전 백악관에서 추가 산소 공급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의료진 설명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괜찮은 상태인지는 불확실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은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의사들이 브리핑을 한 직후 기자들에게 “지난 24시간 동안 대통령의 활력 징후(vital sign)는 매우 걱정스러운 상태였고, 앞으로 48시간이 대통령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아직 완전한 회복의 길로 들어섰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활력 징후는 호흡과 맥박 등의 측정치를 의미한다. 실제 하루에 수십건씩 트윗을 올리는 트럼프는 이날 하루 동안 동영상을 포함해 단 4건만 올렸다.
메도스 실장의 발언을 바탕으로 미국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 상태가 위중할 수 있다고 보도하자, 병실에 있던 트럼프는 격분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는 이후 이날 오후 1시쯤 트위터에 “나는 기분이 좋다!”란 글을 올린 뒤, 오후 6시 50분쯤 동영상을 직접 올리고 “훨씬 몸이 좋아졌다고 느낀다”며 “곧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이후 백악관은 기자들에게 트럼프가 병실에서 업무를 보는 사진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후 메도스 실장은 이날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아주 잘하고 있고, 그는 (병원에서) 검토할 서류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믿을 수 없는 용기”가 있다는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제 아침 우리는 정말 그것(트럼프의 상태)에 대해 걱정했다”며 “그는 열이 나고 혈중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NYT는 “(메도스 비서실장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당초 (백악관이) 설명한 것보다 더 나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전날 백악관은 트럼프의 입원에 대해 “예방적 조치”라고 했다.
여기에 트럼프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발언도 엇갈리면서 혼란을 더했다. 콘리 주치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단을 받은 지 72시간에 접어들면서, 앞으로 질병 경로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했다. 콘리의 ’72시간 전' 발언이 맞다면 트럼프가 코로나 확진을 받은 시점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쯤이 된다. 사실이라면 트럼프가 확진 사실을 알고도 지난달 30일 미네소타 유세와 지난 1일 뉴저지 선거 자금 모금 일정을 소화했다는 얘기가 된다. 트럼프는 2일 새벽 1시에 트위터로 자신의 코로나 확진 사실을 알렸다.
반면 의료진에 참여한 브라이언 가리발디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전에 코로나에 대응한 항체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시점이 1일 오전 11시쯤이거나, 최소한 그때쯤부터 치료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에 콘리는 보도자료를 내고 “72시간은 ‘진단 3일 차’, 48시간은 '진단 2일차’에 접어든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정정했다. 하지만 의료진이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에서 ’72시간’과 ’48시간’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CNN에 출연한 한 패널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의 확진 시점조차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는 것은, 백악관이 코로나와 관련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