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코로나를 옮긴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중 한 명인 호프 힉스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트럼프 일가(一家)의 가장 가까운 ‘내부자’로 꼽힌다. 힉스는 트럼프가 양성 판정을 받기 하루 전인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두 사람은 지난달 29일 대선 TV토론을 위해 오하이오주로 이동할 때와 30일 미네소타주 유세장으로 이동할 때 대통령 전용기와 전용 헬기에 함께 탑승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코로나에 감염된 경로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1988년생인 힉스 보좌관은 10대 시절 패션모델로 활동했다. 랄프로렌 모델과 드라마로도 제작된 소설 ‘가십걸’의 표지 모델을 했다. 2010년 텍사스 서던메소디스트대(SMU)를 졸업한 뒤에는 뉴욕의 한 홍보 회사에서 일했다.
힉스는 홍보 회사에서 트럼프 장녀인 이방카의 패션 회사를 담당하면서 트럼프 일가와 인연을 맺는다. 그는 2014년부터 홍보 회사를 그만두고 이방카의 패션 사업을 도왔고, 그해 10월엔 트럼프의 부동산 회사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등 트럼프와 관련된 업무도 맡았다.
힉스는 정치나 선거에 대한 경험은 전무했지만, 2015년 27세의 나이로 대선 출마를 준비하던 트럼프의 언론 담당 보좌관이 됐다. 힉스는 트럼프의 선거 유세에 동행하고, 트럼프 트위터 계정 운영도 도왔다. BBC는 “선거 운동이 격렬해지자 힉스는 원래 일터인 부동산 회사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트럼프가 직접 힉스에게 자신의 팀에 남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후 힉스를 위해 백악관 전략 공보 책임자 자리를 만들었다. 그는 이후 백악관 공보국장에 오른다.
하지만 힉스는 2018년 2월 돌연 사임했다.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미 하원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워싱턴포스트는 2018년 “힉스는 트럼프의 수양딸이나 다름 없는 존재”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백악관에서 나온 힉스는 폭스뉴스 부사장급인 최고홍보책임자(CCO)로 일하다가 올해 3월 트럼프의 고문이자 트럼프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보좌관 역할로 백악관에 재입성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일가의 몇 안 되는 ‘진정한 내부 인사’”라고 했다.
힉스는 백악관에서 염문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전기 작가 마이클 울프가 2018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초기의 난맥상을 담아 출판한 ‘화염과 분노’에 따르면, 힉스는 당시 15세 연상인 코리 루언다우스키 트럼프 대선캠프 선대본부장과 남몰래 사귀는 관계였다. 2018년 공보국장직에서 사임했을 때에도 롭 포터 당시 백악관 선임비서관과 만나고 있었다고 C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