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연합뉴스

코로나로 입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태에 대해 의료진은 “아주 좋다”고 했지만, 정작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상태가 전날 매우 우려스러웠고(very concerning), 아직 위험에서 벗어난게 아니다(not out of danger)”고 말했다. 의료진과 백악관 참모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면서, 74세의 고령인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생각보다 나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와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 의료진은 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시간 동안 열이 없는 상태”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아주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숨쉬는데도 지장이 없고 “(따로) 산소를 공급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 공급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전 백악관에서 추가 산소 공급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목요일인 지난 1일 가벼운 기침과 약간의 코막힘, 피로 증상을 보였으나 지금은 모두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원 시기와 관련해서는 “특정한 날짜를 내놓고 싶지 않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진의 설명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좋은 상태인지는 불확실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메도스 비서실장은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의사들이 브리핑을 한 직후 기자들에게 “지난 24시간 동안 대통령의 활력 징후(vital sign)는 매우 걱정스러운 상태였고, 앞으로 48시간이 대통령의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적어도 며칠동안은 병원에 더 머물 것”이라며 “(대통령이) 아직 완전한 회복의 길로 들어섰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활력 징후는 호흡과 맥박 등의 측정치를 의미한다

당초 메도스 실장의 발언은 ‘정부 소식통’으로 익명 처리하기로 했지만, 메도스 실장이 기자들과 얘기하는 모습이 온라인 영상으로 올라가 NYT는 실명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마크 매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 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이야기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백악관의 브리핑은 주치의와 비서실장의 발언이 엇갈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에 대한 혼란만을 부추겼다는 평가다. 여기에 의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중요 사안을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더 빨리 치료를 시작했다는 인상을 줬다고 NYT는 전했다. 콘리 주치의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진단을 받은지 72시간이 됐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을 밝힌 것은 금요일인 2일 새벽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진단 받은지 72시간이 됐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수요일인 지난달 30일 진단을 받았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콘리 주치의의 말이 맞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코로나 확진 사실을 알고도 대외 일정을 소화했다는 얘기가 된다.

코로나 확진 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도 크게 줄어들어 건강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19분에 “의사들, 간호사들, 대단한 월터 리드 의료센터의 모두, 그리고 역시 놀라운 기관에서 합류해준 이들이 굉장하다!”며 “그들의 도움으로 나는 몸 상태가 좋다!”고 썼다. 그러면서 “지난 6개월간 이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엄청난 진전이 이뤄졌다”고 했다. 그는 이 외에도 코로나 추가 경제 부양안 처리를 독려하는 트윗을 올렸다. 하루에도 수십건의 트윗을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올린 트윗은 2건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