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각)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 로스쿨 도서관 앞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을 추모하는 사진과 글, 꽃다발이 놓여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한때 하버드 로스쿨을 다녔지만 "왜 남학생 자리를 차지하고 있느냐"는 말을 들었고 도서관에도 출입할 수 없었다. 유대인, 여성, 아이가 있는 기혼이란 이유로 여러 차별을 겪었던 긴즈버그 대법관은 평생 소수자를 위해 차별을 철폐하고자 노력했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대법관의 시신을 25일 추모객들이 조문할 수 있도록 미 의회 건물 내 국립동상기념관에 잠시 안치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안치했던 곳으로, 여성으로서 이런 영예를 누리는 것은 긴즈버그 대법관이 처음이다. 연방대법관으로서는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이후 두 번째이지만, 태프트는 미국 대통령을 지낸 뒤 대법관이 돼 대법원장까지 한 인물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시신을 다음 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하기 전 하루 동안 미 의회에 안치한다고 22일 발표했다. 펠로시 의장은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이 "우리 민주주의에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다만 의회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초청받은 사람들만 참석할 수 있다.

오는 25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관을 안치할 미 의회 건물 내 국립동상기념관(National Statuary Hall). 미국 50주가 각각 자기 주를 대표할 인물 2명의 동상을 제작, 기증해 만든 곳이다. 현재까지 별세 후 이곳에 안치된 인물은 33명에 불과하며 그중 12명은 미국 대통령을 지냈다.

1807년 미 의회 국립동상기념관이 완공된 후 이곳에 시신이 안치된 사람은 현재까지 33명에 불과하다. 그중 12명은 존 F 케네디 등 미국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고, 2명은 부통령이었다. 또 11명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처럼 특별히 존경받았던 상·하원 의원이다.

대통령이나 부통령, 상·하원 의원을 지내지 않고 별세 후 이곳에 안치된 인물은 8명이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에드거 후버 연방수사국(FBI) 국장, 조지 듀이 제독, 워싱턴D.C.를 설계한 건축가 피에르 샤를르 랑팡 등 유명한 인물들이다. 1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 전쟁 무명 용사도 포함돼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도 이들과 같은 ‘역사적 인물’ 반열에 오른 것이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연방대법원 계단 근처에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추모하는 꽃과 카드가 놓여 있다. /AFP 연합뉴스

연방대법원도 긴즈버그 대법관의 시신을 23~24일 이틀간 대법원에 안치함으로써 예를 표하기로 했다. 통상 연방대법관은 별세 후 하루 동안 대법원에 안치한다. 이번에는 긴즈버그 대법관을 기리려는 추모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기간을 이틀로 늘린 것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안치 장소는 대법원 실내가 아닌 대법원 정문 밖 회랑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