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 시각) 별세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 연방대법관의 시신을 25일 추모객들이 조문할 수 있도록 미 의회 건물 내 국립동상기념관에 잠시 안치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안치했던 곳으로, 여성으로서 이런 영예를 누리는 것은 긴즈버그 대법관이 처음이다. 연방대법관으로서는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이후 두 번째이지만, 태프트는 미국 대통령을 지낸 뒤 대법관이 돼 대법원장까지 한 인물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시신을 다음 주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하기 전 하루 동안 미 의회에 안치한다고 22일 발표했다. 펠로시 의장은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이 "우리 민주주의에 헤아릴 수 없는 손실”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다만 의회에서 열리는 추모 행사에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초청받은 사람들만 참석할 수 있다.
1807년 미 의회 국립동상기념관이 완공된 후 이곳에 시신이 안치된 사람은 현재까지 33명에 불과하다. 그중 12명은 존 F 케네디 등 미국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고, 2명은 부통령이었다. 또 11명은 존 매케인 상원의원처럼 특별히 존경받았던 상·하원 의원이다.
대통령이나 부통령, 상·하원 의원을 지내지 않고 별세 후 이곳에 안치된 인물은 8명이다.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에드거 후버 연방수사국(FBI) 국장, 조지 듀이 제독, 워싱턴D.C.를 설계한 건축가 피에르 샤를르 랑팡 등 유명한 인물들이다. 1차 세계대전, 6·25전쟁, 베트남 전쟁 무명 용사도 포함돼 있다. 긴즈버그 대법관도 이들과 같은 ‘역사적 인물’ 반열에 오른 것이다.
연방대법원도 긴즈버그 대법관의 시신을 23~24일 이틀간 대법원에 안치함으로써 예를 표하기로 했다. 통상 연방대법관은 별세 후 하루 동안 대법원에 안치한다. 이번에는 긴즈버그 대법관을 기리려는 추모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기간을 이틀로 늘린 것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안치 장소는 대법원 실내가 아닌 대법원 정문 밖 회랑으로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