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로봇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현지의 한 업체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거리 달리기에서 최고속도 초속 10m가 넘는 기록을 세웠다.
13일 중국 로봇 업체 유니트리(위수커지)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사 휴머노이드 모델 H1이 육상 트랙을 달리는 영상을 공개하며 “다시 (휴머노이드 달리기 속도) 세계 기록을 깼다”고 밝혔다.
회사 측이 공개한 영상에서 H1이 속도 측정 장치를 통과할 때 화면에 초속 10.1m 표시가 떴다. 초속 10.1m로 100m를 달리면 약 9.90초에 돌파할 수 있다. 우사인 볼트가 2009년 100m 세계 기록(9초 58)을 세웠을 당시 속도인 초속 10.44m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유니트리 측은 “측정 장비에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최대 속도는 초속 10m 정도”라며, 다리 길이 80㎝에 무게 62㎏의 일반인 체형을 가진 로봇이 세계 챔피언급 속도로 달렸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이번 속도 측정을 위해 머리와 손 부위를 제거해 무게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트리의 왕싱싱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안에 휴머노이드의 100m 기록이 볼트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달리기 속도는 휴머노이드의 성능을 보여주는 가장 직관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열린 세계 휴머노이드 운동회 100m 경기에서는 다른 업체가 제작한 ‘톈궁 울트라’가 21.5초 기록으로 우승한 바 있다.
중국 로봇 기업들의 경쟁은 단거리를 넘어 장거리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오는 19일 베이징에서는 제2회 휴머노이드 하프 마라톤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작년보다 5배 늘어난 100여 개 팀이 참가하며, 이 중 약 40%는 사람의 원격 조종 없이 자동 항법 시스템으로만 경주에 나선다.
베이징시 경제정보화국 량훙쥔 부처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방면에서 모두 중대한 발전이 있다”고 했다. 하드웨어의 경우 지난해에는 발열·변형·파손 문제가 있었지만, 올해 참가 모델들은 경량 소재나 안전성 높은 구조 등을 이용해 충격을 줄였으며, 전체 거리를 초속 5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로봇 기술의 급성장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통해 AI와 휴머노이드 등 핵심 과학기술의 자립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설 연휴 기간에는 관영 CCTV를 통해 로봇 쇼를 전국에 중계하는 등 대중을 대상으로 한 기술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