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듀발./EPA 연합뉴스

영화 ‘대부’ 시리즈와 ‘지옥의 묵시록’ 등에 출연한 배우 로버트 듀발이 95세로 별세했다.

고인의 배우자 루치아나 듀발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나의 사랑하는 남편이자 소중한 친구, 우리 시대 위대한 배우 가운데 하나였던 이와 작별을 고했다”며 “로버트가 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루치아나 듀발은 정확한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여러 역할을 맡을 때마다 로버트는 캐릭터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세상 사람들에게 그는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이자 감독, 이야기꾼이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모든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1984년 1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텐더 머시스(Tender Mercies)’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로버트 듀발이 트로피를 들고 있다./AP 연합뉴스

그는 1960년대 초 영화계에 데뷔해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명배우로 활약했다. 장르와 배역을 가리지 않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캐릭터 배우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미 연예 전문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대부’·‘지옥의 묵시록’, ‘앵무새 죽이기’, ‘텐더 머시스’ 등에서 여러 캐릭터를 연기한 듀발을 두고 “독보적인 만능 배우”라고 기렸다.

듀발은 1931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났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다. 연기 공부를 위해 뉴욕으로 이주했고 게이트웨이 플레이 하우스에서 연극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첫 영화 출연작은 소설 원작 ‘앵무새 죽이기’로, 듀발은 의문의 이웃인 부 래들리 역할을 맡으며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1970년대 영화 ‘대부’ 시리즈에서 마피아 가문의 고문 변호사 톰 헤이건 역할을 맡아 전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는 톰 헤이건 역을 통해 절제된 카리스마와 냉철한 이성을 동시에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서는 베트남전 참전 장교 킬고어 중령을 연기하며 “나는 아침의 네이팜 냄새가 좋다”라는 명대사를 남겼다. 영화 ‘텐더 머시스’에서는 알코올 중독 가수 역할을 맡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총 7차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위대한 산티니’, ‘딥 임팩트’ 등에 출연했으며 서부극 ‘브로큰 트레일’로 에미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