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니 황후 왕관이 2025년 10월 19일 루브르 박물관 도난 당하기 전의 모습(왼쪽)과 지난 4일 공개된 도난 후 손상된 모습./ 루브르박물관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 작년 10월 도난당할 뻔했던 외제니 황후의 왕관이 심각하게 훼손된 모습을 공개했다.

9일 BBC 등에 따르면, 루브르 박물관이 지난 4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왕관의 종려잎 장식은 뜯겨 나가거나 휘어졌다. 금으로 만든 독수리 장식 하나는 사라졌고, 왕관 프레임에 붙어 있던 작은 다이아몬드 10개가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이 유물은 19세기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의 아내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이다. 나폴레옹 3세가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 개막식에서 자신과 황후가 착용하도록 주문한 것이다. 외관은 금 독수리 8개로 장식되고 에메랄드 56개와 다이아몬드 1354개로 꾸며졌다. 당시 프랑스 보석 세공술의 탁월함을 잘 보여주는 유물로 꼽힌다.

이 왕관은 작년 10월 19일 루브르 박물관 도난 사건 당시 도둑들이 훔쳐 간 왕실 보석 9점 중 하나다. 당시 도둑들이 진열장을 절단기로 잘라낸 뒤 좁은 틈 사이로 왕관을 꺼내다 찌그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도주 과정에서 왕관을 도보로 떨어뜨리면서 추가 손상이 발생했다.

훔쳐 도망가다 떨어뜨린 황후의 왕관 루브르 박물관 도둑들이 훔치려다 떨어뜨려 부서진 채 발견된 외제니 황후의 왕관. 나폴레옹 3세 황제가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부인에게 선물한 것으로, 다이아몬드 1354점, 에메랄드 56점이 들어갔다./연합뉴스

왕관은 루브르 박물관의 아폴로 갤러리 아래쪽에서 발견돼 박물관 측이 회수했다. 떨어져 나간 다이아몬드 10개 중 9개도 수사관들이 찾아냈다.

루브르 박물관은 왕관의 외관이 다소 변형되기는 했지만 거의 온전한 상태라면서 전문가들이 원상태로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관 복원 작업 관리·감독을 위해 로랑스 데카르 관장이 이끄는 전문가 위원회도 선정했다. 또 전문가 위원회가 카르티에, 반클리프&아펠, 쇼메 등 프랑스의 유명 보석 브랜드 5곳의 조언을 받도록 했다.

올리비에 가베 루브르 박물관 장식 미술부장은 “복원 비용이 얼마나 들지 모르지만, 우선 4만유로(약 6900만원)로 추정하고 있다”며 “거의 모든 부품이 발견된 상태라 실제 비용은 정교한 수리 작업에 드는 시간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