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에 빠져 살던 인도 세 자매가 아버지와의 갈등 끝에 극단 선택을 했다./ NDTV

한국 문화에 푹 빠져 살던 인도의 세 자매가 자신들의 취향을 이해해 주지 않는 가족에 반발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5일 힌두스탄타임스·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전날 새벽 2시쯤 인도 가자바드의 한 아파트에서 16세, 14세, 12세의 세 자매가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세 자매는 평소 한국 드라마와 K팝, 웹툰 등 한국 대중문화의 열렬한 팬이었는데,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아버지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세 자매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부터 학교에 가지 않았으며 홈스쿨링도 하지 않았다. 집에서 휴대전화 한 대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즐겨 보는 것이 낙이었는데, 최근 아버지에게 이 휴대전화를 빼앗겨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매의 부친은 사건 열흘 전 한국인 스타일로 활동하는 자매의 소셜미디어 계정도 강제로 삭제시켰다.

이들이 남긴 8쪽짜리 유서에는 “한국은 우리 삶의 전부였어요. 어떻게 감히 우리에게서 이걸 빼앗아 갈 수 있나요” “한국을 정말 정말 사랑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외에도 도라에몽과 짱구는 못 말려 같은 애니메이션도 즐겨 봤으며, 중국·일본·태국·미국 문화를 좋아했지만 이 국가들로 이주하지 못하는 데 대해 크게 상심했다고 한다.

가정 환경이 극단 선택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서에는 “인도 사람과 결혼하는 건 절대 불가” “매질을 당하는 것보다 죽음을 택하겠다. 아빠 죄송해요” 등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하고 혼인시키겠다는 말을 들은 정황이 담겼다. 또 자매의 아버지는 2000만루피(약 3억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고 한다.

자매의 아버지는 경찰에 “딸들이 한국 음악을 듣고, 한국 영화·드라마·온라인 콘텐츠·웹툰을 즐겨 봤고 한국에 가고 싶어 했다”며 “나머지 가족이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길 바랐지만 거부하자 마음의 문을 닫고 자기들만의 세계에 갇힌 듯 살았다”고 진술했다. 휴대전화를 빼앗은 이유에 대해선 “딸들이 단계별로 챌린지를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이상한 한국 게임을 하고 있어 휴대전화를 빼앗은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이 게임이 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