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의 한 라멘 가게가 외국인 관광객과 일본인 대상 가격을 다르게 설정하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일본 TV 아사히 등에 따르면 오사카 난바역 근처의 한 라멘집은 키오스크의 일본어 화면과 영어 화면에서 메뉴 가격을 다르게 표기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일본어 메뉴 기준(세금 포함)으로 기본 라멘은 950엔(약 8800원), 차슈 라멘은 1130엔(약 1만500원), 가장 비싼 차슈 라멘은 1350엔(약 1만2500원)이다. 영어 메뉴로 주문할 경우 기본 라멘은 1500엔(약 1만3900원), 최고가 메뉴는 2200엔(약 2만400원)으로 2배 비싼 가격을 받고 있었다.
이들의 이중 가격제는 지난 4일 한 중국인 관광객과 갈등을 빚으면서 탄로 났다. 가게 측은 당시 소셜미디어에 “중국인 손님이 매장에서 문제를 일으켜 경찰을 불렀다. 외국인 관련 문제의 90%가 중국인과 관련돼 있다. 앞으로 중국인의 출입을 금지하려 한다”고만 공지하고 실랑이의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이 중국인 관광객은 외국인용 라멘을 먹고 왜 더 비싼 가격을 받느냐며 업주에게 차액 환불을 요구하다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네티즌들도 해당 매장이 외국인 손님에게 더 비싼 가격을 받아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매장 구글 리뷰를 보면 이중 가격을 문제 삼는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한 한국인 손님은 “일본어로 주문하려고 보니까 직원이 와서 한국어로 주문하라고 했다”고 적었고, 또 다른 한국인은 “가격이 이상해 일본어 메뉴를 보려 하자 직원이 이를 막았다”고 했다. 일본인 이용자들 역시 “같은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 “노골적인 차별을 하는 가게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점주는 유튜브를 통해 “외국인 차별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외국어 메뉴는 일본어를 모르는 손님이 주문 시 실패하지 않도록 ‘고기 양이 많고 특별한 구성’의 메뉴(스페셜/프리미엄)로만 고정되어 있다”며 “이에 따라 가격이 높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라면 특유의 복잡한 주문 방식을 일본어를 못하는 손님에게 일일이 설명하면 매장 회전율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시스템을 다르게 운영하는 것”이라고 했다.
점주는 또한 “키오스크 첫 화면에 ‘일본어 이외의 언어를 선택할 경우 메뉴 구성과 가격이 다릅니다’라는 문구를 안내하고 있으므로 속인 것이 아니다”라며 “이중 가격은 해외에서도 흔한 일”이라며 “관계 부서에 확인한 결과 위법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고, 비판을 받더라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외국인 오버 투어리즘(과잉 관광)으로 진통을 겪자 국립박물관과 미술관 11곳의 외국인 관람객 입장료를 내국인보다 2~3배 올려 받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히메지성에서도 외국인 요금을 4배로 올리는 안을 추진했으나 일본인과 외국인 여행객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철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