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했던 미스 핀란드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며 자격을 박탈당했다.
핀란드 공영 매체 Yle(위엘레) 등에 따르면, 미스 핀란드 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 인종차별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라 자프체(22)의 미스 핀란드 타이틀을 박탈했다. 조직위는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인종차별은 어떤 형태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프체는 코소보 출신 아버지와 핀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빼어난 미모로 지난 9월 미스 핀란드로 뽑혔으며 최근 태국에서 진행된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했다.
그러나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손가락으로 눈을 찢는 사진을 올리며 “중국인과 함께 식사 중”이라고 적어 동아시아인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자프체는 “저녁 식사 도중 심한 두통 때문에 관자놀이를 문지른 것”이라며 “글은 친구가 마음대로 적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자프체의 행동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자프체가 핀에어 비즈니스석에서 “사람들은 혐오를 퍼붓지만 나는 비즈니스석에 있다”고 말하는 영상이 공개돼 오만하다는 반응이 이어진 것이다.
자프체는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많은 이에게 상처를 줬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는 어떤 게시물이라도 열 번 생각하고 올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스 핀란드 조직위는 자프체가 귀국하자마자 우승자 타이틀을 회수하고 미스 핀란드 2위였던 타라 레흐토넨(25)에게 새 왕관을 수여했다.
미스 핀란드 우승자는 조직위와 연간 계약을 맺고 현금 상금 및 연간 활동비, 숙소와 차량 지원, 화장품·패션 브랜드 후원, 방송·광고·행사 출연 기회, 미디어 교육 및 국제 행사 참여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이번 결정으로 자프체는 핀란드 대표 홍보대사 지위와 활동 모두 잃었다.
새 우승자가 된 레흐토넨은 “주어진 기회를 책임으로 바꾸겠다”며 “소셜미디어를 중립적으로 사용하며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했다.
수네바 쇠그렌 조직위 대표는 “자프체가 성장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며 “이번 결정을 통해 대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공허한 구호가 아님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