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모든 나라를 여행한 세계 기록 보유자가 북한 방문 중 규정 위반으로 감옥에 갈 뻔한 경험을 공개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4일 덴마크 출신 여행가 헨릭 예프센(37)의 북한 체험담을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예프센은 27세에 유엔 회원국 193개국을 모두 여행한 최연소 기록을 세운 인물로, 17세에 첫 해외여행을 떠난 이후 2000곳이 넘는 지역을 방문했다.
그가 가장 흥미롭지만 동시에 가장 암울한 나라로 꼽은 곳은 북한이었다. 예프센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북한에서는 인터넷 접근과 이동이 극도로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심각한 대기오염을 언급하며 “자유가 가장 적고 공기가 가장 나쁜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적었다.
예프센은 북한 여행 중 문제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규정을 철저히 지켰다고 했다. 그러나 동행한 친구가 북한 안내원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여행자의 유골을 몰래 북한 땅에 뿌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 안내원들이 이를 분명히 금지했음에도 친구는 유골을 바닥에 뿌렸고, 그 장면을 직접 촬영까지 했다.
하지만 영상은 북한 측에 발각되고 말았다. 예프센은 그 순간 사소한 행동으로 감옥에 갇혔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례가 떠올랐다고 했다. 웜비어는 2016년 호텔에서 선전물을 가져가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했다. 예프센은 “노동수용소로 보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친구가 북한 지도자에게 사죄문을 작성한 뒤에야 출국이 허용됐다”고 전했다.
출국 당일 공항에서도 긴장감은 이어졌다. 예프센은 북한 공항 직원들이 자신들을 둘러싸고 ‘국가를 오염시켰다’며 비난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들이 구금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외국인 억류가 북한에 불필요한 국제적 관심을 초래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 여행을 “감옥에 가지 않고 살아서 나온 것만으로도 행운이었다”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