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을 쓴 트럼프 대통령이 왕관을 쓴 멜라니아 여사와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합성 영상./엑스(옛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서 선물받은 금관을 쓴 합성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 등에서는 금관을 쓴 트럼프 대통령이 왕관을 쓴 멜라니아 여사와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합성 영상이 잇따라 공유됐다. 영상 속 두 사람은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손을 맞잡고 춤을 추고, 주변 인물들은 손뼉을 치며 이를 바라보고 있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쓴 채 전투기를 몰며 시위대에 오물을 투척하는 장면, 금관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미지 등 각종 풍자물이 온라인에서 연달아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 무궁화대훈장을 수여받고 금관을 선물로 전달받았다. 그는 선물 수여식에서 “정말 아름답다. 특별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금관 선물이 ‘왕관’과 ‘권위주의’라는 상징적 의미와 결합하면서,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풍자와 논쟁이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왕관을 쓴 트럼프의 모습이 정치적 상징으로 떠오르자, 일각에서는 “그의 손에 들어간 금관이 단순한 선물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미국 네티즌들은 “한국이 트럼프가 뭘 좋아하는지 알고 영리하게 판을 짰다” “트럼프는 반짝이는 금빛 물건을 좋아한다” “트럼프가 받은 왕관은 왕조가 재정 불안, 과한 세금, 부의 불평등, 그리고 왕에 대한 대규모 반란으로 무너진 왕조에서 나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국 주요 언론도 이번 ‘금관 선물’을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금관은 10세기까지 한반도의 대부분을 통치하고 경주를 수도로 삼았던 신라 왕국의 유물을 복제한 것으로, 왕권을 상징하는 금관이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한창인 시점에 전달됐다”고 전했다. ‘노 킹스’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규탄하는 집회로, 이달 18일 워싱턴 D.C.를 비롯한 미국 50주에서 동시에 열렸다.

영국 일간지 더 미러(The Mirror)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관 수여 당시 반응을 상세히 전했다. 바디랭귀지 전문가 주디 제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금관을 받은 직후 눈을 떼지 못했고, 마치 황홀경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며 “그의 행동은 선물이 마음에 들었을 때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으로, 이미 ‘이 금관을 언제, 어떤 자리에서 쓸 수 있을까’를 상상하는 듯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