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다리차./EPA 연합뉴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절도 사건에 이용된 독일 사다리차 제조업체가 이를 홍보 기회로 삼아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BBC에 따르면, 독일의 사다리차 제조업체 뵈커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루브르 박물관 아폴론 갤러리 베란다에 자사 사다리차가 설치된 사진을 올리며 “빠르게 이동해야 할 때”라고 적었다. 이어 “뵈커는 230V 전기 모터 덕분에 조용하게 최대 400㎏의 보물을 분당 42m의 속도로 운반한다”라고 했다.

앞서 루브르 박물관을 침입한 4인조 일당이 이 업체 사다리차를 이용해 단 7분 만에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광고에 활용한 것이다.

독일 사다리차 제조업체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절도 사건에 이용된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 인스타그램

알렉산더 뵈커 이사는 이번 절도 사건으로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이 확실해지자 유머를 살짝 넣기로 했다. 그는 “이 범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방문객이 많은 박물관을 활용해 우리 회사에 약간의 관심을 끌 기회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기계는 몇 년 전 파리와 주변 지역에서 이런 종류의 장비를 대여하는 프랑스 고객에게 판매됐다”고 했다.

뵈커의 새로운 광고를 본 네티즌들은 “마케팅 천재”, “당신이 승자”, “이게 독일식 품질”, “누가 독일인이 유머가 없다고 했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루브르 박물관 도둑들이 사다리차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X

절도범들이 창문을 깨고 침입한 아폴론 갤러리 외벽을 보기 위해 관광객도 몰리고 있다. 관광객들은 범행 현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거나 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은 전했다.

앞서 지난 19일 오전 4인조 일당이 이 사다리차를 이용해 아폴론 갤러리 2층 베란다로 침입한 후 7분 만에 약 1499억원으로 추산되는 프랑스 왕실 보석 8점을 훔쳐 달아났다.

일당은 아직 붙잡히지 않았으며 보석의 행방도 묘연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으로 중고 사이트에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나온 금으로 된 왕관. 새것. 100유로’, ‘외제니 황후(나폴레옹 3세 부인)의 왕관’, ‘마리 아멜리 왕비의 목걸이’ 등의 제목으로 가짜 보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