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청년이 화려한 엘리트 생활을 버리고 노숙인으로 살아가며 한 달 생활비 100위안(약 2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32세인 자오뎬은 상하이에서 유년기를 보낸 뒤 10세에 뉴질랜드로 이주했다. 이후 시드니, 뉴욕, 베이징, 파리를 오가며 금융 분야에서 학업을 이어가 학사 학위 두 개와 석사 학위 세 개를 취득했다. 하지만 부모의 끝없는 성취 압박 속에서도 그는 지식 추구 외에는 즐거움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왼손잡이라는 이유로 아버지가 가혹하게 훈육했다”며 “어머니는 아들의 어려움에 공감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부모와 사이가 멀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명문 교육이 족쇄처럼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유학 시절 내내 외로움에 시달리던 그는 파리에서 중국 음식점 주방에서 일하며 오히려 소박한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자오뎬은 “설거지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 왜 이상적인 직장을 기다려야 하나”라고 했다.
2023년 귀국한 그는 맥주 축제와 호텔에서 일하다 지난해 윈난성 다리(大理)로 향해 거리에서 사는 삶을 선택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밤 9시에 자리를 펴는 일과를 지키며, 무료 채식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호텔 시설을 빌려 세탁을 한다. 한 달 생활비는 100위안 남짓이며, 개인 저축은 2500위안(약 49만원) 수준이다.
자오뎬은 헌옷을 걸치고 다니지만, 전자책 리더기를 손에 들고 독서·여행·프로젝트를 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 그는 독서 모임을 열고 심리 상담 영상을 온라인에 공유하기도 한다. 부모와는 연을 끊었지만 “가까운 관계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뉴욕에서 만난 연인과의 사이에서 얻은 열 살 딸과는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있다.
자오뎬은 “많은 젊은이가 독성적인 교육 환경 속에서 길을 잃는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열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직업 체험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그는 “전통적인 성공의 길에서 벗어나 검소한 삶을 택한 것이 오히려 만족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을 두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네티즌은 “왜 그가 방랑을 선택했는지 알겠다. 가혹한 부모, 낯선 환경, 외로운 유년 시절...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라며 그를 응원했다. 반면 다른 네티즌은 “자오뎬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다. 부모가 그를 위해 투자했는데 연을 끊었고, 아버지로서의 책임도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