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의 한 동물원에서 사자 떼가 사육사를 공격하는 모습./뉴욕포스트

태국 방콕의 한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자 떼에 물어뜯겨 결국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일 방콕포스트,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아타폴 차로엔찬사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국(DNP) 국장은 이날 아침 방콕 사파리 월드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며 “방문객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자동차 관람 구역은 폐쇄될 것”이라고 알렸다.

사고는 관람객을 태운 사파리 차량이 사자 떼 구역에서 정차했을 때 발생했다. 관리자급 사육사인 58세 지안 랑카라사미가 차량에서 내리자 뒤편에서 사자들이 몰려와 15분간 공격을 이어갔다. 관람객들은 사파리 차량 안에서 공포에 질린 채 이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

소셜미디어(SNS)에 확산한 영상에는 얼룩말 무늬 사파리 차량 곁에 서 있던 사육사 뒤에서 사자 한 마리가 다가와 앞발을 치켜들고 달려드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지안이 타고 있던 사파리 차량의 문이 열린 상황이었다. 사자는 사육사를 땅으로 끌어내려 눕힌 뒤 물어뜯었고, 이어 다른 사자들이 차례로 다가와 공격을 이어갔다.

다른 사육사가 급히 지안을 구조해 안전한 곳으로 옮겼지만, 그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고 끝내 숨졌다.

아타폴 국장은 “사자들이 먹이를 먹는 동안 공격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자 무리 중 한 마리가 기분이 좋지 않아 공격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고인의 아내는 “자신의 직업을 매우 사랑했으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온 남편을 잃게 돼 큰 충격에 빠졌다”며 “남편은 오랫동안 동물원에서 사자와 호랑이를 돌봐왔지만, 언제나 조심했고 어떤 동물에게도 공격받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이 동물원 사자·호랑이 구역에서 20년간 일해온 베테랑으로 알려졌다.

사파리 월드 측은 “지난 40년 동안 이런 사고는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다. 우리는 모든 방문객과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특히 포식동물이 돌아다니는 구역에서는 사파리 차량에서 내리지 않도록 강력히 주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필요한 안전 조치를 신속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고인이 된 직원의 가족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하며 최선을 다해 가족을 돌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