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최대 2조원대의 홍수 방지 사업 예산이 비리로 증발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선출된 미스 필리핀 어스 조이 바코마(26)가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 주목받고 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바코마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치적 논란에 대해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태풍 등으로 홍수 피해가 잦은 필리핀에서 홍수 방지 사업 예산이 정치인과 관료들의 리베이트로 유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8일 홍수 방지 계약에 대한 대가로 뇌물을 요구한 혐의로 의원과 공공 사업 관리자 약 20명의 이름이 밝혀졌다.
이와 관련 바코마는 “오늘 라틴계 학위를 받은 모든 정치인들에게 축하를 전한다”라며 “피고인이 된 공무원들이 부패에 대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비꼬았다. 바코마의 팬들은 “지금은 관여하지 말라. 대회에 집중해라. 괜히 욕만 먹는다”며 우려했다.
하지만 바코마는 “사회적 불의는 곧 환경적 불의다. 옳은 일을 위해 욕을 먹는 것은 두렵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상상해 봐라. 수십억 페소가 부패한 정치인들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 돈이 있었다면 국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었을 것이다. 홍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나. 얼마나 많은 가정이 피해를 입었나”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러다 국제 대회 기회를 잃을 수 있다”며 경고했다. 이에 바코마는 “특권이 있을 때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상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사명을 저버리고 얻는 왕관은 아무 의미 없다. 나의 목소리, 나의 입장, 나의 신념은 언제나 필리핀 국민을 위한 것이며, 그 어떤 타이틀보다 더 무겁다”고 했다.
바코마는 지난 8월 10일 미스 필리핀 어스로 등극했으며, 올해 말 국제 미스 어스 대회에 출전한다. 미스 어스는 미스 유니버스, 미스 월드, 미스 인터내셔널과 함께 세계 4대 미인 대회 중 하나다. 2001년 출범 이후 필리핀은 네 차례 국제 대회 우승자를 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