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마라톤 선수인 파우자 싱이 교통사고를 당해 114세 나이로 숨졌다.
16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싱은 지난 14일 인도 펀자브주 잘란다르 부근의 고향 마을에서 길을 걷다 뺑소니 차에 치였다. 그는 머리와 갈비뼈 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현지 경찰은 사고 차량 운전자를 추적해 과실 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싱은 인도 태생의 영국인으로 1911년 4월 1일 출생했다. 다만 당시 인도에는 공식 출생증명서가 없어 그는 기네스 세계기록 최고령 마라톤 선수 부문에 오르지 못했다.
싱은 아내와 아들이 사망하자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89세 때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2000년 생애 첫 마라톤 대회인 런던마라톤에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총 9차례 풀코스 대회를 완주했다. 노란색 터번을 쓰고 뛰어 ‘터번을 쓴 토네이도’라는 별명이 붙었다.
최고 기록은 92세이던 2003년 토론토 마라톤에서 기록한 5시간 40분이다. 100세 때인 2011년에는 토론토 워터프런트 마라톤에서 8시간 11분여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성화 봉송 주자로 뛰었다. 그는 2013년 홍콩 마라톤 10㎞ 경기에서 1시간 32분 28초 기록을 세운 것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키 178㎝, 몸무게 52㎏인 그는 평소 차와 카레를 곁들인 토스트를 즐겨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엑스에 글을 올려 “파우자 싱은 뛰어난 운동선수였고, 강한 의지의 소유자였다”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