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나 만들기'./넷플릭스

영국에서 세계적인 사기꾼 애나 델비와 연쇄 살인범인 테드 번디 등 악명 높은 범죄자들의 이름을 자녀 이름으로 짓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과 관련해 범죄 드라마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8일 영국 미러,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영국 육아 정보 사이트 ‘베이비센터UK’는 최근 ’2025년 인기 아기 이름 100′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 리스트에는 애나, 테디, 아서, 벨라, 프레디 앤 로즈, 조셉 등이 포함됐다.

애나(Anna)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애나 만들기’로도 제작된 뉴욕 상류층을 속인 가짜 상속녀 애나 델비의 이름이다. 테디(Teddy)는 1970년대 미국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 아서(Arthur)는 1960년대 후반 캘리포니아 연쇄살인 용의자 아서 리 앨런이다.

이외에도 거짓 암 투병으로 부를 축적한 호주 인플루언서 사기꾼 벨라 깁슨의 벨라(Bella), 1980년대 영국 연쇄살인범이자 성범죄자 부부인 프레드 웨스트와 로즈메리의 이름인 프레디(Freddie)와 로즈(Rose), 사설 동물원을 운영하다 청부 살인 혐의로 체포된 조 엑조틱(본명 조지프 슈라이보겔)의 조셉(Joseph) 등도 인기 이름에 있었다.

전 남편의 부모와 친척들을 초대한 후 독버섯으로 살해하려 한 호주의 ‘버섯 살인마’ 에린 패터슨의 이름인 에린(Erin)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전통적으로 위대한 왕, 여왕, 사랑하는 가족과 친척 등 다양한 출처에서 아기 이름을 따왔지만, 최근에는 실화 범죄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보고 영감을 받아 이름을 짓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언급된 범죄자들은 모두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다큐멘터리로 다뤄지거나, 실화 기반의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다.

베이비센터 작명 전문가이자 작가인 SJ 스트럼은 성명을 통해 “이 이름들은 범죄 때문에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대부분의 부모들은 무의식적으로 대중문화를 흡수하고 있으며, 이 이름은 흥미로운 TV 프로그램, 팟캐스트, 그리고 바이럴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가 언어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아기 이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