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는 브리지트 여사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브리지트 여사가 난간만 잡고 내려오는 모습./엑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영국을 국빈 방문한 가운데, 브리지트 여사가 마크롱 대통령의 에스코트를 무시하고 지나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8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영국 서부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먼저 내린 뒤 흰 원피스에 클러치를 든 브리지트 여사가 전용기 밖으로 나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에스코트를 위해 손을 내밀었으나 브리지트 여사는 이를 외면하고 계단 난간을 붙잡고 끝까지 내려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색하게 손을 거둔 뒤 마중 나온 윌리엄 왕세자에게 인사하고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8일 영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그의 부인 브리지트 여사가 의전 차량을 타고 노솔트 공군기지를 떠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데일리메일은 “의전 차량 안에서도 두 사람의 분위기는 차가워 보였다”며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 옆에 앉아 휴대전화만 응시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영국 바디랭귀지 전문가 주디 제임스는 “브리지트 여사가 마크롱 대통령을 거부하고 심지어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브리지트 여사는 윈저성에 도착한 뒤 마크롱 대통령이 내민 손을 거부하지 않았고 팔짱을 낀 채 입장했다.

얼굴 쪽을 맞은 마크롱 대통령이 한발짝 뒤로 물러선 뒤 기자 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X 마크롱 대통령이 팔짱을 내밀었지만, 브리지트 여사는 난간만을 잡은 채 내려갔다. /CNN

마크롱 대통령이 아내와 옥신각신하는 모습이 찍힌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5월 동남아시아 순방 당시 전용기 출입문이 열리는 순간 브리지트 여사가 양손으로 있는 힘껏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을 밀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마크롱 대통령은 태연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 장면을 두고 두 사람이 부부 싸움 한 것 아니냐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영상 하나로 온갖 터무니없는 말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아내와 장난을 쳤을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8일 윈저성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만찬에서 찰스 3세 국왕이 연설을 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보다 25살 연상이다. 마크롱은 아미앵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당시 40세였던 문학·연극 교사 브리지트를 처음 만났으며 끈질긴 구애 끝에 2007년 결혼식을 올렸다.

한편 이번 국빈 방문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 정상이 영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건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이다. 프랑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2023년 9월 찰스 3세 영국 국왕 부부가 프랑스를 사흘간 국빈 방문한 데 이은 답방 의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