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복권 회사가 실수로 수천 명의 당첨금을 실제보다 최대 1만배 부풀려 통보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9일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국영 복권업체 노르스크 티핑은 지난 27일 복권 ‘유로잭팟’ 당첨자들에게 각각 당첨금을 고지했다. 하지만 이 당첨금이 실제보다 최대 1만배로 부풀려졌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유로잭팟은 유럽 17국이 참여하는 연합 복권이다. 노르스크 티핑은 노르웨이에서 유로로 당첨금을 수령한 뒤 현지 화폐인 크로네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번 환전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100으로 나눠야 하는 것을 100을 곱해버렸고, 따라서 당첨금 규모가 지나치게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부풀려진 당첨금은 지난 27일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 공개됐지만, 이후 바로 삭제됐다. 회사는 잘못 통보된 금액을 실제 지급하지는 않았으며 잘못 통보받은 사람이 정확히 몇 명인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당첨 취소자들은 120만크로네(1억6000만원), 180만크로네(2억4000만원) 등 억대 당첨금을 받게 된다는 연락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노르스크 티핑은 소비자와 당국의 비판에 직면했다. 결국 2023년 9월부터 최고경영자(CEO)의 자리를 맡았던 톤예 삭스투엔은 지난 28일 사임했다. 그는 “많은 분을 실망하게 해 죄송하며 분노를 이해한다”라며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에 비판은 정당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첨 연락을 받았던 사람들은 이후 허탈함을 숨기지 못했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이들은 당첨금으로 집을 리모델링하거나 자동차를 사거나 휴가를 갈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약 190만 크로네(2억5500만원)를 받았다고 생각했던 리세 나우스타달은 “그 1분은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노르스크 티핑은 이번이 첫 실수가 아니라고 인정했다. 회사는 지난 1년간 “여러 차례 기술적 문제”를 겪어왔다고 밝혔다. 현재 회사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내부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