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거리. 기사와 관련 없음./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한 대학교가 생리 휴가를 쓰려는 여학생에게 바지를 내리고 증명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현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에 있는 한 대학에 재학 중인 한 여학생은 지난 15일 온라인에 영상을 올려 캠퍼스 내 보건실에서 병가 사유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옷을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영상에서 익명의 여학생은 학교 직원에게 “그러니까 당신이 말하는 것은 생리 중인 모든 여학생이 바지를 내리고 휴가 통지서를 받아야 한다는 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여성 직원은 “기본적으로 그렇다. 이건 내 개인 규칙이 아니라 학교 규정이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여학생이 해당 학교 규정임을 증명하는 문서를 보여달라고 했다. 직원은 답변하지 않고, 학생에게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영상이 퍼지며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은 다음 날 성명을 내고 “해당 직원은 표준 절차에 따랐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해당 직원은 적절한 절차를 준수했다. 병원 직원들은 학생의 건강 상태를 문의하고 동의를 얻은 뒤 추가 진단을 진행했다. 어떠한 장비나 신체 검사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절차는 병가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생리 휴가를 내서 도입한 규정이다. 어떤 학생은 한 달에 네다섯 번 병가를 요청하기도 했다. 학교가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했다.

여학생은 이후 두 번째 영상을 올려 실제 병원을 방문해 진단서를 발급받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단지 여성들이 생리 휴가를 요청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합리적이고 정중한 정책을 요청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이어 “만일 여학생들이 병가를 받기 위해 의사에게 생리혈을 보여줘야 한다는 규정이 정말 있다면, 나는 내 영상을 삭제하겠다. 하지만 그러한 규정이 없다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터무니없고 굴욕적인 관행”이라고 학교 측을 비판했다. 네티즌들은“그럼 설사 문제로 휴가를 내려면 학교 의사 앞에서 똥을 싸야 하냐” “생리통 때문에 한 달에 네다섯 번 병가를 낼 수도 있다. 나는 만성 피로 기간 50일 연속 생리했다” “이건 정책 집행이 아니라 옹졸한 행정이다. 소녀들에게 옷을 벗도록 강요하는 건 괴롭힘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