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중학교에서 교직원에게는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해 왔지만, 학생들에게는 부실한 급식을 준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광저우일보 등 현지 매체들은 지난 20일 “중국 서부 쓰촨성에 있는 한 중학교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형편없는 급식을 학생에게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학교는 학생에게 밥과 라오간마(중국의 고추기름)만 제공했고, 결국 학생들은 맨밥에 고추기름을 비벼 먹으며 끼니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 날에 교직원들은 고기반찬이 풍부한 식사를 제공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학생들은 한 끼 식사당 10위안(약 1900원)을 내는 반면 교직원들은 한 끼에 8위안(약 1500원)만 지불하고 있었다.
즈퉁현 기율감찰위원회는 관련 내용을 접수한 뒤 즉각 조사에 나서 현재까지 53건을 정식 사건으로 등록하고 학교 관계자 48명을 징계했다. 또한 548만위안(약 10억5000만원)의 경제적 손실을 회수했다.
조사 결과, 이번 문제는 단순한 급식 질 문제에 그치지 않았다. 해당 학교 급식실 운영자는 식자재 납품 업체에게서 뇌물을 받거나 급식 예산을 빼돌려 다른 곳에 사용하는 등의 방식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에서 이런 ‘부패 급식’ 문제는 전국적으로 수만 건 적발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2023년에는 전국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약 3만8000건의 부패 급식 문제가 조사돼 2만3000여 명이 징계받은 바 있다.
베이징 교육정책연구소 관계자는 “급식 문제는 식당의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학교 고위직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미비해 발생하는 것”이라며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지속적인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