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중식당이 길에서 비둘기를 잡아 요리한 뒤 오리구이라고 속여 팔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10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경찰은 마드리드 우세라의 ‘진구’라는 중식당을 폐쇄 조치하고, 식당 주인을 위생 및 야생동물 보호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중식당이 길거리에서 비둘기를 잡아다 조리한 뒤 중국 전통 오리구이라며 손님들에게 내놓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스페인 법률상 비둘기의 사육은 합법이지만 이 식당은 관련 서류를 전혀 구비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이 식당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 현장을 급습해 이 같은 실태를 확인했다.
이 식당은 화장실 한편을 창고로 쓰고 있었고, 그 안에는 비밀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숨겨진 문을 열고 들어간 공간에는 바퀴벌레가 들끓고 있었고 바닥에는 쥐덫이 여럿 놓여 있었다. 부패한 고기들이 옷걸이에 걸려 있거나 재료들이 선반에 방치돼 있었다.
또 경찰은 이곳에서 털이 뽑힌 비둘기와 스페인에서는 거래가 금지된 해삼 등 해산물을 발견하기도 했다. 경찰은 “원산지를 알 수 없는 식품이 1t 가량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에 참여한 한 경찰관은 “창고 재료에서 썩은 해산물 냄새가 났다.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했다.
10년 넘게 마드리드에서 영업해온 이 식당은 평소 위생 민원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온라인에는 식당에 대해 “음식이 끔찍하고 상태도 매우 나빴다. 오리고기 맛은 이상했고 주방은 몇 달째 청소를 하지 않은 것 같았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또 다른 작성자는 “이곳에서 식사한 후 가족들이 구토 증세를 보여 식당에 ‘음식이 상한 것 같다’는 연락을 남겼다”는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