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인주 헐턴에서 관측한 개기일식 장면. 이날 개기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미 전역에서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개기일식 경로에 모여들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개기일식을 앞두고 종말론에 심취한 여성이 동거남을 살해하고 어린 두 자녀를 달리는 차 밖으로 미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일(현지 시각) ABC7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3시 40분쯤 캘리포니아 우드랜드힐스의 한 자택에서 대니엘 존슨(34)이란 여성이 동거남 제이엘런 채니(29)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존슨은 범행 직후 자신의 SUV 차량 조수석에 9세와 생후 8개월인 두 딸을 태우고 도망쳤다. 그는 고속도로 한복판을 주행하던 중 속도를 늦추더니 조수석 문을 열고 두 딸을 차 밖으로 밀어냈다.

고속도로에 내던져진 생후 8개월 영아는 뒤에서 오던 차에 치였고, 9세 딸은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오전 4시 30분쯤 목격자들의 신고를 받고 구급차가 출동했으나 작은 딸은 결국 숨졌다. 큰 딸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존슨은 아이들을 차밖으로 밀치고 30분쯤 뒤 인근의 시내 도로에서 시속 약 160㎞이 넘는 속도로 차를 몰다 가로수와 충돌해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은 이를 자살로 결론지었다. 사건 당일은 북미 지역에서 7년 만의 개기일식 현상이 예고된 날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존슨은 소셜미디어에서 점성술사로 활동하며 팔로워수 10만명 넘게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존슨이 개기일식을 앞두고 종말론에 빠져있었던 정황도 포착됐다.

‘대니엘 아요카’라는 점성술사로 활동해온 대니엘 존슨/엑스

존슨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지난 4일 “깨어나라 깨어나라 종말이 왔다. 귀가 있는 모든 사람은 들어라. 당신이 믿는 것을 선택할 때가 지금이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었다. 지난 4일에는 “이 일식은 영적인 전쟁의 완벽한 본보기”라며 “세계는 지금 분명히 변하고 있다. 한 쪽을 골라야 한다면 당신의 생에서 옳은 일을 할 시간은 지금”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존슨은 그동안 운영하던 웹사이트에서 자신이 3세 때 죽음에 가까운 경험을 한 뒤 샤머니즘의 길에 들어섰으며 “주술사와 의녀의 풍부한 혈통을 이어받아 영적인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다만 사건을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소셜미디어 글 이외의 더 확실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개기일식을 범행 동기로 보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