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과 접촉하지 않고 홀로 임신을 한 암컷 가오리 '샬롯'. /인스타그램

가오리의 번식 방법은 다른 어종과는 다르다. 보통의 물고기는 암컷 한 마리가 물 속에 수백개의 알을 낳으면 수컷이 정액을 뿌려 수정시킨다. 가오리의 경우에는 수컷이 암컷과 교미를 하면, 암컷 몸속에서 수정된 알이 부화하고 새끼를 낳는 방식이다.

그런데 미국의 한 수족관에서 수년간 수컷과의 접촉이 없었던 암컷 가오리가 홀로 임신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암컷 가오리가 홀로 자손을 만드는 단성생식을 했거나 상어와 교미를 했다는 주장 등 여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헨더슨빌의 한 수족관에서 ‘샬롯’이라는 이름의 암컷 가오리가 새끼를 밴 사실이 확인됐다. 당초 수족관 직원들은 샬롯의 등과 배가 부푼 것을 보고 암 같은 질병에 걸리거나 낭종이 생긴 줄 알았다고 한다.

수족관 직원들은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 뒤 깜짝 놀랐다. 8년간 수컷 가오리와 접촉한 적 없었던 샬롯의 배에서 알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수족관 직원들이 홀로 임신한 암컷 가오리의 초음파 영상을 보며 "파닥거린다"고 외치는 모습./인스타그램

수족관 측은 샬롯의 임신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샬롯이 단성생식(무성생식)을 했을 가능성이다. 단성생식은 수컷과 교미하지 않고, 수정되지 않은 난자에서 배아가 발달하는 형태다. 가오리나 상어 같은 일부 어류는 이런 단성생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샬롯이 상어와 이종교배를 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샬롯은 작년 7월부터 어린 대나무 상어 5마리와 같은 수조에서 살고 있는데, 가오리의 지느러미에서 상어가 교미를 할 때 자주 발견되는 ‘물린 자국’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조지아 아쿠아리움의 생물학자 케이디 라이온스는 AP통신에 “가오리와 상어의 몸 크기나 DNA 등이 달라 짝짓기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아쿠아리움 측은 출생 직후 DNA 검사를 실시해 무성생식인지 이종교배인지 확인할 예정이다. 가오리의 임신 기간은 3~4개월로, 수족관 측은 2주 안에 최대 4마리의 새끼가 태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