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州)에서 질소가스 주입을 통한 첫 사형 집행을 앞두고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이런 사형 방식은 ‘유례 없는 생체 실험’이라며 반대하는 의견과 ‘고통을 줄이는 방식’이라며 옹호하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8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검찰은 지난 25일 사형수 케네스 유진 스미스(58)에 대한 사형 집행일을 정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이 문서에는 질소가스 주입을 통해 그를 처형할 것이라는 계획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소가스 처형은 사형수에게 순수 질소만 흡입시켜 저산소증으로 사망에 이르게하는 방식이다. 앨라배마는 독극물 주사에 필요한 약물이 부족해지자 2018년 질소를 이용한 처형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현재 미국에선 앨라배마를 비롯해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3개 주가 이런 사형을 허용하고 있으나 실제로 집행된 적은 없다고 한다.
앞서 주 사법당국은 지난해 11월 스미스에게 독극물 주사로 사형을 집행하려 했으나 치사량을 투여할 적절한 정맥을 찾지 못하면서 집행이 취소된 바 있다. 이후 대법원이 독극물 주사가 잔인한 형벌을 금지한 수정헌법 제8조를 위반한다는 스미스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주정부가 질소 처형 방식을 들고 나온 것이다. 스티브 마샬 주검찰총장은 성명을 통해 “케네스 스미스가 무고한 여성 엘리자베스 세넷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거의 35년 동안 사형 선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질소가스 사형 계획이 알려지면서 반대 단체들은 생체 실험과 다름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사형제 반대단체인 평등정의이니셔티브는 “이전에 사용된 적이 없는 방법으로 인체를 실험하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라며 “앨라배마는 완전히 입증되지 않고 사용된 적 않은 방법으로 누군가를 처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했다.
반면 질소가스 사형법의 지지자들은 오히려 이런 방식이 사형수들의 고통을 줄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스미스를 비롯한 사형수들도 약물주사보다 질소가스 방식을 통한 죽음을 원하고 있다. AP통신은 “앨러배마주 발표로 질소 가스 처형법의 합헌성을 둘러싼 새로운 법적 싸움이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스미스는 1988년 3월 1000달러(약 182만원)를 받고 동료와 함께 목사의 아내를 살해했다. 살인을 사주했던 남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다른 일당에 대한 사형은 2010년 집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