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경찰의 테이저건에 맞고 쓰러진 클레어 나우랜드(95) 할머니가 24일(현지시각) 사망했다. 사진은 2008년 80세 생일을 맞아 스카이다이빙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나우랜드의 모습. /AP연합뉴스

호주에서 경찰이 발사한 테이저건(전기충격기)에 맞고 쓰러졌던 95세 치매 여성이 끝내 숨졌다고 2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저녁 7시쯤 클레어 나우랜드가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며 “유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7일 NSW주 스노위마운틴 지역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나우랜드 할머니가 칼을 들고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할머니에게 칼을 버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할머니가 명령에 응하지 않고 경찰에 다가오자 테이저건 2발을 발사했다.

테이저건에 맞은 할머니는 쓰러지면서 두개골이 골절돼 병원에 입원했으나 일주일만에 눈을 감았다.

그러나 할머니가 당시 들고 있던 칼이 스테이크용이었으며 보행 보조기에 의존할 정도로 매우 천천히 움직였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나오면서,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이 불거졌다. 나우랜드 할머니는 키 157㎝에 몸무게는 43㎏의 왜소한 체격이었다고 한다.

할머니를 쏜 경찰은 33세로, 현재 정직 처분을 받았고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나우랜드 할머니는 2008년 8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스카이다이빙을 해 호주 언론에서 소개되는 등 화제를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