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각) 영국 스와프햄 상공서 촬영된 오로라. /로이터 뉴스1

영국의 한 여객기 조종사가 탑승객들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기 위해 360도 선회 비행했다.

B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저가 항공사 이지젯의 조종사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승객들에게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는 비행편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이날 영국 상공에 도착하기 전 밤 하늘에는 초록, 분홍, 보라색 빛의 오로라가 발생했다. 진귀한 광경이 펼쳐지자 기내는 술렁였다. 그러나 오른편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이 광경을 멀리서 겨우 봐야만 했다. 이때 조종사는 360도 선회 비행하기 시작했다. 모든 좌석의 승객들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승객들의 특별한 경험을 위해 몇 분 동안 기내 불도 껐다고 한다.

당시 여객기에 탔던 애덤 그로브스는 트위터에 후기를 전했다. 그는 “약혼녀와 4박 5일 아이슬란드 여행을 갔다 오는 길이었는데 나흘 밤 내내 오로라를 보는 데 실패했다”며 “귀국길에도 오른편 좌석에 앉는 바람에 오로라가 발생한 지 몰랐는데 친절한 조종사 덕분에 여행을 즐겁게 마무리했다”고 올렸다. 이에 항공사도 “특별한 장면을 승객들과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고 화답했다.

비행 추적앱 ‘플라이트 레이더 24′에도 이 여객기의 항적이 나온다. 해당 비행편이 바다 한복판 상공에서 360도 회전하는 모습이다. 플라이트 레이더는 트위터에 “조종사가 항공교통관제소의 허가를 받아 안전하게 수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각)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영국 맨체스터로 향하는 비행편에서 이지젯 여객기 조종사가 360도 선회한 항적/ 플라이트레이더 24
영국 슈롭셔주에서 촬영된 오로라 /@alex_murison 트위터
탑승객들이 기내에서 촬영한 오로라 / 트위터 @APTGroves, @djgxo

영국 전역에선 지난 26일부터 오로라를 목격했다는 인증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오로라는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스마 입자가 지구의 자기장에 이끌려 양 극지방 쪽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대기 입자들과 충돌해 빛을 내는 현상이다. 태양풍이 약하면 오로라를 극지방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는 태양풍이 빠르고 강력해 많은 입자가 지구로 쏟아지면서 북극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발생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