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행성 화성에서 테디베어 얼굴의 형상을 한 지형이 발견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애리조나대는 지난 25일(현지시각) 화성 정찰 궤도선(MRO)에 장착된 하이라이즈 카메라가 찍은 화성 지표면 사진을 공개했다. 화성 상공 251㎞ 궤도에서 촬영한 것이다. 사진을 보면 둥근 원 안에 작은 원 두 개, 중앙에는 알파벳 ‘V’자 형태의 선이 그려져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얼굴과 눈, 코와 입처럼 느껴진다. 상공에서 바라보면 귀여운 곰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 형상은 사실 운석이 충돌하거나 고대 지형이 붕괴하면서 생긴 흔적들이다.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두 개의 눈은 충돌구이며 코와 입은 V자형으로 붕괴된 지형, 얼굴 윤곽을 나타내는 원형 균열 무늬는 충돌구 위에 퇴적물이 침전된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곰 얼굴의 지름은 2000m에 이른다고 한다.
바위투성이 화성 표면을 보며 테디베어를 떠올리는 이유는 ‘파레이돌리아’로 불리는 착시 현상 때문이다. 파레이돌리아는 특별한 연관성이 없는 현상에서 익숙한 무언가를 추출하는 심리 현상을 가리킨다. 다양한 구름의 형태를 보면서 동물이나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2012년에도 화성 표면에선 코끼리 형상이 발견됐다. 이 지형은 용암이 빠르게 흐르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1976년에는 바이킹 1호 탐사선이 사람 얼굴을 한 거대한 바위 인면암을 포착했다.
한편 MRO는 2006년 3월 화성 궤도에 진입했다. 초속 3.4㎞로 112분마다 화성을 한 바퀴씩 돌고 있다. 하이라이즈 카메라를 통해 대기와 표면 상태를 측정하고 데이터와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