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시베리아 남부 투바지역에서 승마를 즐기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서방의 비난을 받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잘생기고 용맹한 리더로 묘사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는 푸틴 대통령을 ‘잘생긴 아버지’ ‘형’ ‘매력적인 왕자’ ‘남성의 신’ 등으로 부르고 찬양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더우인 검색창에 ‘푸틴’이라고 입력하면 ‘푸틴의 잘생긴 순간’ 등이 연관 검색어로 뜬다. 또한 푸틴 영상에는 수천개의 좋아요와 찬양 댓글이 달린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 고위 관료의 장례식에 참석한 푸틴의 영상에는 ‘강인함과 부드러운 모습을 모두 가졌다’ ‘남성들의 롤모델’ ‘푸틴에게 끌린다’ 등의 댓글이 적혀있다. FP는 “중국 네티즌들이 푸틴을 사려 깊은 지도자로 느낀다”며 “마치 연예인이나 케이팝 스타처럼 숭배한다”고 했다.

중국판 틱톡 더우인에 올라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영상/ 더우인

이 같은 현상에는 스탈린 등 러시아 독재자를 존경해온 중국의 역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전히 중국 일부 공원과 학교에선 스탈린 동상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얼빈의 스탈린 공원이 대표적이다. FP는”중국은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강력한 국가와 당을 유지하지 못해 소련이 붕괴했다고 본다”며 “푸틴은 과거(구소련)로 돌아간 것처럼 보여 중국에서 존경받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공산당이 푸틴을 ‘영웅’으로 묘사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사상 교육을 한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푸틴을 스탈린의 ‘위대한 전시 지도자’라는 위상을 복원하고 러시아인의 애국심과 긍지를 되살린 인물로 극찬한다고 NYT는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도 푸틴에 대한 긍정적인 글이 확산하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고수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지난 3월부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글들이 사라졌다. 반면 친러시아 성향의 내용은 제재 받지 않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이외에도 중국 특유의 열성적인 팬 문화가 작용하고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 대변인 율리아 멘델은 “소셜미디어는 왜곡된 현실을 대변한다”며 “우크라이나를 파괴하고 살상한 사람에 대한 찬사가 온라인에 확산하는 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정서적 트라우마를 유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