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동해상에 쏘아올린 신형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과정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편집된 영상으로 보도되었다./조선중앙TV 로이터

북한이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뒤에 공개한 선전(宣傳)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에 공유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거 공식 영상이 맞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패러디나 풍자극인 줄 알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24일 오후 2시 34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1발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이번 미사일은 4년 4개월 전 발사한 ICBM ‘화성-15형’보다 신형인 ‘화성-17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발사 당일 현장을 찾아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산하 조선중앙텔레비전(KCTV)은 김 위원장이 현장에서 지시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25일 공개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NK NEWS)가 관련 영상을 소셜미디어 등에 공유했다.

북한이 24일 동해상에 쏘아올린 신형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과정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마치 한 편의 뮤직비디오처럼 편집된 영상으로 보도되었다./조선중앙TV 로이터

NK뉴스가 공개한 영상 2편은 각각 30~40초로 비교적 짧다. 첫번째 영상은 검은색 가죽점퍼와 짙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김 위원장이 무기고 문이 열리는 연출과 함께 등장하며 시작한다. 배경 음악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또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과 발사대가 보인다.

이후 김 위원장 등 관계자가 발사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과 발사대가 무기고를 나가는 모습이 나온다. 이때 김 위원장이 선글라스는 벗으며 정면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영화 등에서는 긴장감을 주기 위해 움직임이 느려지는 식으로 연출하는데, 이번 북한의 영상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사용된다.

/조선중앙TV 로이터

두번째 영상은 김 위원장이 등장하지 않는다. “경보가 울렸습니다”라는 해설로 시작해 시험발사 카운트다운을 센다. 이후 “발사”라고 외치는 소리가 약 8초간 이어진다. 영상에서는 이 소리에 맞춰 입을 벌리는 북한군들 모습이 이어진다. 영상은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으로 마친다.

영상을 본 세계 각국의 네티즌들은 국가가 내놓은 공식 영상이 맞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트위터 등에 “이거 패러디냐” “코미디 아니냐” “틱톡 영상 같다. 틱톡 하면 성공할 것 같다” “영상이 짧아서 아쉽다” “너무 웃어서 눈물이 날 정도” “어떤 의미로 올해 최고의 영상”이라고 남겼다. 틱톡은 15~60초 영상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소환됐다. 강남스타일로 활동할 당시 싸이는 검은 옷을 입고 선글라스를 썼다. 영상에 등장하는 김 위원장도 비슷한 차림이다. 네티즌들은 “평양 스타일?” “싸이가 새로운 앨범을 낸 줄 알았다”고 했다. 해당 영상에 싸이 노래를 입혀 공유하기도 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 반응. 국가가 올린 공식 영상이 맞느냐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노래 '강남스타일'에서 짙은 선글라스와 검은 옷을 입었던 가수 싸이를 언급했다.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