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현지시각) 인도 펀자브주 지방선거 투표장을 찾은 샴쌍둥이 형제. 한 명이 투표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은 안대를 쓰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각)부터 인도 5개 주에서 지방선거가 실시된 가운데, 샴쌍둥이가 신체 조건을 극복하고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AFP, 더트리뷴 등이 21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일 펀자브주 암리차르에 사는 소나 싱(19)과 모나 싱은 생애 첫 투표장을 찾았다. 앞서 싱 형제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주 선거관리위원회는 샴쌍둥이에게 어떻게 투표권을 부여할 지 고민에 빠졌다. 논의 끝에 선관위는 이들을 두 명의 유권자로 인정하고 각각 별개의 신분증을 발급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비밀투표를 보장하기 위해 기표소 안에 안대를 미리 준비해뒀다. 싱 형제는 투표를 할 때마다 번갈아 안대를 착용했고, 서로 어떤 후보를 찍었는지 알 수 없었다고 한다.

싱 형제는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투표 인증용 물감이 칠해진 검지를 들어 보였다. 투표 독려 홍보대사로도 임명된 형제는 이날 “우리도 투표를 했으니 다른 사람도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장애인과 80세 이상 노인도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

싱 형제는 2003년 6월 델리에서 허리가 붙은 채 태어났다. 심장, 신장, 척수는 따로이나 간과 쓸개, 비장, 다리는 공유한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서 버려진 형제는 보호시설에서 자랐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형제는 전기공학을 공부해 지난해 인도의 전기기술직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한편 인도의 우타르프라데시주, 펀자브주, 우타라칸드주 등 5개 주에선 지방선거가 진행 중이다. 이번 선거는 모디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