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회담을 진행한 거대한 테이블이 주목받고 있다. 외신은 푸틴의 권위를 드러내려는 의도적 장치라는 해석을 내놓았고, 소셜미디어에선 다양한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 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해법을 논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으로 러시아와 서방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열린 회담이었다.
이날 장면 중 눈에 띈 건 회담을 나눈 테이블이다. 굵은 기둥 세 개가 지탱하는 5m가량 새하얀 탁자로, 위에는 꽃바구니 하나가 놓여있다. 양국 정상은 테이블 양쪽 끝에 앉았다.
영국 가디언은 8일 “권력자들의 가구나 장식물은 감동을 주거나 때로는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며 “마크롱이 러시아의 공개적인 양보를 받아내지 못했다는 점을 미루어보아, 푸틴이 파워플레이를 위해 거대한 테이블을 사용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고 했다.
올가 흐보스투노바 미국 싱크탱크 러시아연구소장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마크롱을 불편하게 만들고, 이 상황에서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지자들에게도 푸틴이 서방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고 했다.
테이블이 정치적인 의미와 상관없이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사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도 이 테이블에서 진행했기 때문이다. 69세 고령에 접어든 푸틴 대통령은 그간 코로나 방역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모스크바 예술센터 방문 일정 땐, 센터 관장와 재무 담당자가 2주간 격리했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과 카메라 앞에서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네티즌들은 푸틴과 마크롱의 회담 장면을 풍자한 밈을 만들어내고 있다. 트위터에는 테이블 중앙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속 예수와 12제자를 합성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배드민턴 코트나 피겨스케이팅 빙판으로 희화화한 사진도 있다.
물리적 거리상 원활한 대화가 어렵다는 점을 꼬집어 서로 다른 말을 하거나 마크롱 대통령이 확성기를 든 채 말하는 사진 등도 게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