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료비를 체불해 압류 위기에 놓인 유람선이 수백 명의 승객을 싣고 도망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입항할 예정이었던 크리스털 심포니호가 법원의 압류 명령을 피해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로 선회했다.
크리스털 심포니호는 2주간의 유람선 여행을 위해 지난 8일 출항했다. 그 사이 해당 선박을 운용하는 크리스털 크루즈에 연료를 공급하는 싱가포르 유류 업체가 120만 달러(약 14억 3700만원)의 대금이 밀렸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법원은 선박 매각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법원은 크리스털 심포니호가 돌아오는 22일 압류 명령을 집행할 예정이었으나, 심포니호는 돌연 항로를 변경해 바하마의 비미니에 정박했다. 당시 탑승객 인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해당 선박 정원은 848명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크리스털 크루즈 측은 300여명의 승객이 플로리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또 다른 배편을 알아봐주고 하룻밤 숙박을 제공했다고 한다. 친구와 크루즈 여행을 위해 이 선박에 탑승했던 스티븐 팰스(51)는 “갑작스러운 항로 변경에 당황했으나, 실직 위기에 처한 선원들이 눈물을 보여 안쓰러웠다”고 했다.
크리스털 크루즈는 관광회사 겐팅 홍콩 그룹의 자회사다. 전 세계에서 여러 브랜드의 크루즈 노선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영난으로 임시 파산을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