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 껴안고 있는 자세로 출토된 유골(왼쪽)과 이들의 모습을 상상한 그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약 1500년 된 중국 무덤에서 남녀가 서로 껴안고 있는 모습의 유골이 발견됐다. 특히 여성 유골 네 번째 손가락에선 반지가 발견됐다. 일부 고고학자들은 과거에도 사랑에 있어서 반지가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지난해 중국 북부지역 건설 프로젝트 과정에서 600여개의 무덤을 발굴하는 도중 해당 유골이 출토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고고학자들은 이들이 북위 시대(386~534년)에 살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북위는 현재 중국의 북부와 중부 지방을 다스렸다.

중국과 미국 학자로 구성된 연구진들은 이러한 유골의 출토 모습에 대해 “유골이 나타내는 메시지는 명백하다”라며 “남편과 아내가 함께 묻혔고, 후세에서도 영원한 사랑을 이어가기 위해 포옹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자세의 유골이 발견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이토록 정확하게 껴안고 있는 모습으로 보존된 유골이 출토된 것은 중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이 같은 무덤에서 발견된 이유에 대해 연구진들은 “남성이 먼저 사망하고, 여성이 자결해 함께 매장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남성 유골에서는 외상이 발견됐지만, 여성 유골에서는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진들은 질병이나 전쟁 등의 이유로 남성과 여성이 동시에 사망한 뒤 매장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여성 유골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서 발견된 반지 부장품을 놓고 일부 연구진은 “사랑에 대한 표현 방식과 사랑에 있어서 반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고고학계에서는 반지의 의미를 사랑이나 결혼 등 현대적인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