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트랜스젠더 가족. 왼쪽부터 아들 메이슨 하콧, 아빠 대니얼 하콧, 엄마 셜리 오스틴, 딸 조슈아 하콧. /미러

미국에서 부모와 자녀 등 가족 4명이 모두 성별을 전환한 트랜스젠더 가족이 탄생할 예정이라고 영국 미러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러는 “세계 최초의 트랜스젠더 가족으로 여겨진다”고 했다. 주인공은 셜리 오스틴(66)과 대니얼 하콧(44) 부부, 그리고 대니얼의 자녀인 조슈아(17)와 메이슨(14)이다.

여자로 태어나 남자로 살고 있는 대니얼은 두 자녀를 낳았지만 여성으로서의 삶에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5년 전 아들 조슈아가 보이스카우트가 아닌 걸스카우트가 되고 싶어할 때도 성전환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한다. 걸스카우트 가입을 거부당한 뒤 괴로워하는 조슈아를 보며 대니얼은 성전환에 대해 조사하고 의사와 상담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대니얼은 자신이 ‘남성’이 되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니얼은 “변화한 것이 자유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색하다”고 했다.

대니얼 하콧(왼쪽)과 셜리 오스틴. 이들은 트랜스젠더 부부다. /미러

대니얼은 조슈아에게도 스스로 소년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처음에는 소년이라고 답하던 조슈아는 “가슴 속 깊은 곳에 있는 생각을 말해보라”는 대니얼의 얘기에 “나는 소녀”라고 답했다. 딸인 메이슨도 남자가 되기를 바랐고, 세 명 모두 성전환자로 새 삶을 살기로 했다.

남성으로 성전환한 대니얼은 2017년 애리조나주 퀸즈 크릭의 성전환 자녀를 둔 부모 모임에서 셜리 오스틴을 만났다. 대니얼과 셜리는 2년 뒤인 2019년 7월 약혼했고, 조만간 결혼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셜리는 남성으로 두 번, 대니얼은 여성으로 한 번 결혼한 적이 있다. 셜리는 “대니얼과 함께한 지난 4년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라고 했다.

조슈아 하콧(왼쪽)과 엄마 셜리 오스틴. /미러

두 사람은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다. 성전환 수술은 따로 받지는 않았다. 다만 셜리는 “가슴 이식 수술을 받고 싶다”고 했다. 가족이 될 이들은 서로에게 새로운 역할을 가르치고 있다. 대니얼은 셜리에게 화장하는 법을, 셜리는 대니얼에게 자동차 브레이크 수리와 타이어 교체 방법을 알려주는 식이다.

미국의 윌리엄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인 가운데 140만 명이 트랜스젠더라고 한다. 청소년(13~17세) 가운데 트랜스젠더는 15만 명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