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이타닉’의 여주인공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윈슬렛(46)이 드라마 베드신 촬영 중 뱃살 보정 제안을 거절한 일화를 공개해 화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1일(현지 시각) HBO의 범죄수사물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Mare of Easttown)’ 종영에 맞춰 진행한 케이트 윈슬렛과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에서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중년 형사 메어로 출연한 윈슬렛은 이 드라마에서 화장기 없는 민낯에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등장한다. 외신은 “필라델피아 출신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지역 억양까지 연구했다” “살인의 참혹함을 성공적으로 그려냈다”며 윈슬렛의 연기 변신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윈슬렛에 따르면 드라마 1화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할 때 크레이그 조벨 감독은 카메라에 윈슬렛의 뱃살이 잡히자 “약간 통통한 배를 (후보정으로) 잘라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절대로 삭제하지 말라”고 만류했다
윈슬렛은 인터뷰에서 “보정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홍보 포스터도 두 차례 반려했다”며 “(제작진 측에서) ‘케이트, 그럴 수 없어’라고 하면 내가 ‘내 눈가에 주름이 얼마나 많은지 잘 아니깐, 제발 주름을 전부 돌려줘’라고 하는 식이었다”고 했다.
윈슬렛은 보정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나는 곧 46세가 되고, 이 캐릭터를 중년 여성으로서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청자가 나름의 방식으로 메어와 교감하는 이유가 필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며 “메어는 변화한 얼굴과 몸을 지닌, 자아실현에 노력하지만 결점도 있는 여성”이라고 했다.
윈슬렛에 따르면 그가 중년 여성으로 메어를 연기하며 남편에게 “손녀까지 있는 중년여성이 소파에서 베드신을 한다는 게 괜찮을까?”라고 묻자 그녀의 남편은 “케이트, 멋있는데 해”라고 했다.
윈슬렛은 소셜미디어(SNS)의 필터 문화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녀는 “모두가 음식사진을 끊임없이 찍고 필터를 적용한 채 자신을 촬영한다”며 “이는 젊은 배우뿐 아니라 일반 젊은이에게도 위험하다”고 했다.
이어 “변하고 달라지는 얼굴이 아름답다”며 “필터로 얼굴을 가리며 변화하는 우리의 얼굴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길 멈춘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 하지 않고 현실 속 삶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소셜미디어에서 존재감이 강하면 강할수록 현실세계에선 존재감이 약해진다. 소셜미디어에 음식이며 자기 셀카를 찍어 필터를 넣어 올리면 그건 현실과 동떨어진 이미지가 되어버릴 뿐”이라고 했다.
후배 배우들에 대해서는 “요즘 들어 제작진들이 ‘딱히 그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진 않았지만 SNS 팔로워 숫자가 많으니 했다’고 말하는 빈도가 늘었다”며 “이는 매우 슬프고 잘못된 일로 아무리 배우가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게 직업이라고 해도, 연기는 현실의 나의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케이트 윈슬렛은 영국 출신 할리우드 배우로 1997년 제임스 캐머룬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이후 영화 ‘이터널 선샤인'과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센스 앤 센서빌리티’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왔다.